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이 중간고사 성적표를 가지고 왔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의 첫시험에 거는 기대는 커지만
결과는 실망을 넘어 충격을 받는다는 말을 이미 듣고 있던터라
제발 받아들이게만 해 달라고 기도했었다.
정말 결과는 충격적이었다.(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평균85점에 36명중 16등..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말없이 설겆이통에 애궂은 그릇들만 퉁탕거리며 씻었다.
남편은 그런다.
" 그래도 중간은 되네뭐, 36등한 부모맘도 생각해봐.
부모맘은 다 같을텐데.."
라며 나를 위로한다.
큰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탓일까?
큰아이에게만은 유독 인색한 나다.
작은 잘못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항상 완벽을 요구했던 나다.
여섯살난 작은아이가 지 이름을 쓸줄 안다고 시어머니 친정어머니께
전화해서 야단법석을 떠는 나다.
큰아이는 모든게 내 마음에 차지 않고
작은아이들은 별것도 아닌것에 마냥 대견스럽기만한 나다.
성격이 밝고 활달하며 교우관계도 원만하여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적어 주신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평균85점, 16등 이란 성적표를 받아들이기 힘든 나다.
남편은 항상 내게 말한다.
나만 변하면 된다고...
아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그 나이 또래의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남자아이들의 특성이라고..
운동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덜렁대고..
나는 생각한다.
내 아집과 독선으로 얼마나 아이를 힘들게 했는지..
자식을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인내과 절제가 필요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