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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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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줌마


BY Dream 2004-05-13

 

초보 아줌마때 얘기다.

 
3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옆집에 살았는데
생머리를 기르고 눈매가 족제비처럼 생긴 사람이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한참 아이들 키울때라 선배 아줌마들의
조언도 많이 필요할 때였고 옆집에 살다보니 자연스레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무엇이든 자기 하고 싶은대로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다.

"에구, 이집은 짐이 없어서 집안이 넓네.
우리것 좀 여기 갔다 놀께."

똑 같은 구조에 똑 같은 평수 아파트였는데
원래 필요한것 외에 무얼 사 들이는 성격이 아니어서 집안이 횡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이스 박스며 컴퓨터 박스를 남의집 베란다에 보관하면 되겠는가. 
 

어느 여름날
콩국수를 해 먹고 남은거라며 삶은 콩 한바가지를 들고와 비닐에 담아
비좁은 우리집 냉동실에 구겨 넣었다.

"에구, 우리 냉동실이 복잡해서... 외국 사람들은 결혼케익을
이렇게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일년후에 먹는다구..
냉장고는 냉동실이 커야 되는데...."

한달쯤 지나도 그 콩 보따리를안가져 갔다.

"저기요.. 콩국수 안 해 드세요?"

또 한달이 지나도 안가져갔다.

"저기요... 콩국수 안드세요? 냉동실이 좁아서요.."

또 몇달이 흘러서

"저기요.. 아무리 냉동실이지만
저렇게 오래 보관하면 콩 안 상할까요?"

그리고 몇달이 또 흐른 다음

"저기요...이제 날씨가 더워 졌는데
콩 국수 해 드세요..."

몇달 후에 우리는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저희 이사 가는데 콩 드릴께요...."

"아이.. 그냥 그집에서 해 먹어."

나는 있는 힘껏

그 콩보따리를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