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이야기를 하고 싶다.
신랑과 나는 선배(신랑 큰누나)의 주선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때 난 사랑한 사람과 헤어진 상태로 모든것에 희망을 버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오직 죽고 싶다는생각과 내가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되는지에 대해 참을수 없는 분노로 세상과 싸우고 있었다.
내가 살아 숨쉬는 공간에는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그 사람만이 존재하고 있었다.죽고 싶어도 죽을 자신이 없었고,내가 꿈꿔왔던 나의 스물여덟이라는 나이가 너무 아까웠다.
그리고 날 지켜봐 온 부모님에게 너무 미안해 그럴수는 없었다.
우리 커플은 궁합이라는 이유로 헤어졌다.
그때 나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신랑 누나였다.지금은 큰시누이가 되었지만...
시누이또한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상태라 나의 마음을 잘 다독거려주었다.
시누이는 자기 동생이라며 만남을 주선했지만 정신적인 탈진상태로 여러달을 미루다,드디어 부활절에 만남을 가졌다.
신랑의 첫인상은 커다란 쇼핑백에 회색 양복....
난 메말라버린 감정에 그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다.
신랑은 나의 솔직한 대답에 마음이 들었다며,결혼을 생각했고 난 그럴수록 더 날 떠나버린 그 사람이 생각났다.
신랑의 착한 마음이 얼어버렷던 내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 주기 시작했고 ,그리고 우리는 양가 어른들의 축복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도 우리 신랑은 자기보다는 날 먼저 배려 해주고 있다.
두아이의 엄마가 되고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는데도 아침이면 온 가족들에게 입맟춤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서 난 나의 신랑을 하늘이 나에게 주신 가장 큰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