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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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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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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BY 도영 2004-04-20

술이 마시고 싶었다 어제는.

요즘 조시가 좋았다

계절 바뀔때마다 열병을 앓는 내가 올봄은 그럭저럭 넘어 갔는데

가만히 짚어 보니

커텐이다 쇼파다 환경에 변화를 주다보니  기분이 최상이라 그런것 같았는데

커텐도 쇼파도 두어달쯤 지나고 보니 그 효력이 다되었는지

어제부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했다.

 

그럴때 시빗거리가 포착 되면 인정 사정 없는데

드디어 때마침 시빗거리가 생긴 거였다.

우리집 화장실 변기통에 작은 구멍이 나있다.

십오년전 이사 와보니 이상하게 목욕탕서 정화조 냄새가 나길래

그원인을 찾아 살펴보다 인부들이

아마도 바빴는지 변기를 설치하고 하나의 구멍을 세면으로 메꾸지를 않은탓으로

그 동전만한 구멍에서 냄새가 올라 오는 거였다.

그래서.15년을

봉달이로 똘똘 말아 그 구멍을 메꾸곤 살았는데

며칠전 옆집에 집수리를 하면서 남은 시멘트 반의반주먹을 얻어

봉달이에 담아 놓고 며칠후.

바로 어제  시멘트 담긴 봉지를 내밀면서 구멍을 메꾸어 달라 했다.

시아버님 닯아 솜씨도 없는데다 집안일엔 관심은 없어도

설마 그 동전 만한 구멍 재료까지 배합해 손에 쥐겨 주었는데

그건 잘메꾸겠지..

남편은  억지로 쥐켜주는 시멘트 봉달이를 들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금방

나오는거였다.

미심쩍어 들어가보니 내눈에는 영 아니였다

구멍난 변기 주변을 보니 온통 시멘트로 철때박칠을 해놓고

구멍이 메꿔질것 같지가 않아서 물었다

""이게 모야?""

""으응~~~그거 굳으면 주위 지저분한건 살살 떼어내면되~~룰라라라~~~'"

""그래?진짜야?굳으면 떼어내면 떼어져?""

""룰룰 랄랄~~그렇타니까~~""

믿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사는게 너무 건조하단 생각이 들자 술이 생각 났다.

마트에 들려 맥주 한병 사갈까 하다..관두고 집에 와서

홀로 밥먹고

티비 리모콘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복달이가 문제의 지그 아바이랑 계단 올라 오는 소리가 들렸다.

오년만에 오분걸려 고친 초인종 소리""띵똥`~""

""여보 나왔쑤~~"""

괜히 심드렁 한 나는""왔는데 와?우짜라고?""

월래 가끔 내 행상 머리가 그러니 그런가부다 하고 남편은 목욕탕에 들아 갔는데.

우찌되건지 화다닥 화닥닥 소리와 박박 문지르는 소리와 중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잠시후 땀을 뻘뻘 흘리며 나오더니.

""시멘트가 구멍 밑으로 빠졌다 내일 다시 실리콘 사서 해줄께..""

순간 혈압이 쫘악 올라 갔다.

내일이 오년 걸릴텐데 또 미룬다.

""내일까지 할거 모있누!!지금 해바..집에 실리콘 총 있잖아!! 그구멍하나 못 막나!!""

""구멍구멍 하지마라.. 물기가 있어 안돼...내일 목욕탕 쓰지말고 물기 말려놔..""

돌겠다.

동전 만한 구멍 주위에 물기 휴지로 닦아 당장 하면 되지 또 미룬다.

내가 해도 되지만 일부러 질뜯어 고치려고 안하려니 이작당이 났다

방에 문 콩 닫고 들어가는걸 ..보란듯이

창고에서 실리콘 총을 가져와 전선을 꼽고 목욕탕에 들어 가니 참내..

동전 만한 구멍을 메꾸려다 실패한 자욱이 여기저기 깔려있다.

주위 타일과 변기 주변에 온통 시멘트 가 튀어 있고

구멍은 뻥뚫린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부러 나는 소음을 내가면서 실리콘 총을 쏘아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휴지를 얇게 펴서 구멍위에 막고 녹아 나오는 실리콘으로 동글동글 구멍을 메꿔 나가는데.

남편은 큰아이와 방에서 내다도 안보는 거였다.

분했다.

지 애비 닮아 복달이도 손재주는 없는데 글마 마져 미워졌다.

하여.

거실에 이불을 피고 침대에 내 베게를 가지고 와서 아사 이불을 포옥 디집어 쓰고 자려는데

속이 부글부글 거품이 이는거다.

모.그런거 가지고 그러냐 하겠지만.그럴만 하니 글타.

초인종만 해도 그렇타.

오년동안 초인종이 됐다 안됐다 하는데

큰고장이 아니고 접선 불량같아 뜯어 봐라 한 세월이 오년.

오년 세월동안 손대신 발로 차서 집에 들어들 왔는데

며칠전 남편이 오년만에 뜯어본 초인종을 오분만에 고쳤으니

얼마나 오년 세월이 아까운지.

지금도 우리집 현관 아래는 오년동안 발로찬 발자국이 훈장 처럼 남아 있다.

초인종 한번 고치더니 짓이 난건지

며칠전에는 밤 12시도 넘어 거실 시계 시침이 좀 이상하다고 시계를 뜯는 거였다.

지켜보는 나는 흐믓하니 드디어 저 남자가 초인종 고치더니 분발 하나 부다..했다.

그러고 이튼날 나는 남편이 고친 시계를 보고 학원에 부리나케 출근 했는데

가서 보니 한시간 빨리 출근 한게 아닌가..

알고 보니 고친다며  자정 넘어 고친 시계 시침을 한시간 더 빨리 돌려 놓은게 아닌가.

덕분에 나는 재잘재잘 시끄러운 학원에서 한시간을 더 있어야 했고

차량 운행을 두어바뀌..더 해야만 했다.

그리고 어제 구멍 한개 못막은 남편 오늘 아침 ..눈치도 없이 밥한그릇 뚝딱..해치우고 출근을 하는 등뒤로..

""앞으로 일주일안에 거실방 미닫이문 고치소.안고쳐 주면 문 떼다 버리삔다.""

두달전부터 미닫이 문을 열려면 밑에를 번쩍 들어 열어야만 겨우 열리는데.

열때마다 번쩍번쩍 드는 통에  시간이 흐르니 그것도 은근한 스트레스였다.

남편은 마지못해 문을 떼어 디집어 엎어 보더니.

""이거 못고친다..""

""왜?못고쳐?""

""응 도르래가 내려 앉엇네..""

아니 도르래가 내려 앉았음.건재사 가서 도르래 사와 고침 되는데

다시 디집어 힘들여 문을 달면서 다음에 하자..다음에..또 미룬다.

오늘 경고 했다.

일주일안에 도르래 사서 문 고쳐 놓으라꼬..

일주일안에 안고쳐 주면 문작 떼어서 베란다로 던질 참이다.정말로..

손재주 없는 남편 하고 살다보니 내가 밸나진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