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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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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걸림돌


BY 가을단풍 2004-04-07

"엄마는 내 인생에 걸림돌이야.
제발 나좀 내버려두고

일찍 자줘,그게 나를 도와주는 일이야."

이말은 우리 딸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나에게 남기고 간 말이다.

허 참

기가 막혀

아니 말이 막혀.

내가 저를 어떻게 길렀는데.

저 하나 기르는데 피를 쪽쪽 짜가며 길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건만.

문제는 내가 어젯밤에 애 안경을 밟아 박살을 내버렸다.

아이가 공부를 하다가 던져놓은 안경을 모르고 밟아버린 것이다.

요즘엔 안경도 이상하다.

안경에 테도 없고 덩그러니 유리만 두쪽

그리고 은색으로 다리두개가 날개처럼 달려있다.

이것을 일명 무테 안경이라 하던가.

그러니 데퉁맞은 엄마가 바싹 밟았던 것이다.

어젯밤에도 덴통 터지고 오늘 아침에도 덴통 터지고 말았다.

이걸 그냥.

학교에서 선생님이 준비하라는 영어 교재를 잘 못 구입한 죄로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죽살나게 터지고 말았다.

이같은 봄날에 나원 참.

너무나 어이없어 우리 부부는 그냥 마주보고 서로 눈치만 봤다.

아침부터 큰 소리를 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다 그냥 웃는걸로 때워버렸다.

나도 병이다.

그냥 내버려두워도 되련만 밤이되면 아이방을 오가며 안달 안달 안달병이 시작된다.

이 심정을 누가 알까.

엊그제는 드문 드문 코피를 찍어냈다.

제발 자라

다리에 핀만 빼면 나도 그렇게 안달 안달 하지않고 아이를 기를수 있으련다.

아이가 공부를 하다가 잠이 들어 있는것을 보면 침대까지도 가지못하고 작은이불 하나를 돌돌 말고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을 잔다.

다리가 아파서 한쪽 다리를 공중으로 들고 잔다.

핀이 박힌 다리가 퉁퉁부어 발목이 없다.

내가 하는일은 아이방에 요를 펴주고 반듯이 눕혀주고 허공으로 처들린 다리를 반듯이 내려준다.

성한 사람 공중으로 한쪽 다리를 들고 한시간만 있어보라고 하지.

다리가 아파 죽는다고 할걸.

그렇게 벌을 받는 형상으로 우리 아이는 잠을 잔다.

다리를 내려주면 어느순간에 다시 공중으로 처들려 있고

내려주면 또 처들려 있고.

그래서 그 다리를 반듯하게 안치시키느라고 자기방을 오가는데 그게 성가신 모양이다.

그리고 아이가 잠이 들때까지 수차례 잠자리에 들기를 강요한다.

그러다가 어젯밤에 아이 안경을 밟아서 바싹 깨버린 것이다.

애 하나 기르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

내일은 병원에 정기 진료 하러 가는날이다.

큰일 없겠지 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핀을 뺄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