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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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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도둑공부를 하다


BY 마당 2004-03-22

결혼을 하고부터 나의 동선은 늘 집과 시장뿐이었다.

 그곳으로 부터의 이탈은 빠삐용이 탈옥을 꿈꾸는것 만큼이나 부담이고 파격이다.

 직장을 나가고 부터는 집과 직장과 시장 삼선구도로 바뀌었지만 새로운 세계로의 반란은 생각하지 않았었다.

조선 조선 고조선 냄새를 10리밖까지 풍겨대는 우리집

오백년도 더묵은 조선인 남편은 늘 노심초사 자기가 그어놓은 선밖으로 내가 삐질까봐서 비상등을 켜고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니

 그동안의 내 창살없는 감옥생활이 어떠했는지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리라.

그런데 새들 새들 늙어가는 이마당에 계속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내맘속에 쿠데타의 조짐이 일렁 일렁 일렁이기 시작했으니 ..

그 첫번째 시도가 운전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조선인이 알면 땅을 치고 대성통곡할 일이요,

운전면허증을 따기전에 마누라 면허증을 반납하라고 동네방네 고함을 쳐댈 중대사한 일인데 그것을 실행에 옮길 준비로 며칠전에 이론서를 한권 사왔고

 그가 없는 시간에 몰래 몰래 두려움반 설레임반 으로 꺼내들고 도둑공부를 시작한거다.

학원에 등록을 하기전에 먼저 익혀두면 단기간에 시험을볼수 있다는 계산인데 잘하는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남의 남편들은 연수까지 시켜주면서 운전은 필수임을 부추긴다는데 세상에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몰래 몰래 두려운 심정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내가 한없이 처량맞다.

운전면허 쉽게 따는법, 남편이 아뭇소리 못하게 입 막는법, 그리고 조선인을 현대인으로 바꾸는 묘안이 있다면 울님들 속속 알려주시구려.

효과만점 아이디어로 인해 내 생활에 날개가 달린다면 그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가 그동안 숨죽이고 살아온 세월에 대한 보상파티를 화끈하게 펼쳐볼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