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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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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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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히 떠오르는 추억...


BY 막내딸 2004-03-20

눈을 지긋이 감고 초등학교일학년으로 돌아간다

 

내 나이가 35살이니까 1976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햇다

 

난 시골에서 태어났고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1남7녀 막내로 태어난 난 유난히 부끄러움도 많았고 숫기가 없었다

 

우리 초등학교때는 코를 참많이 흐렸던거 같다

 

코감기는 병원도 안가고 약도 안먹고 그냥 코 흘리면 닦아주는걸로만 끝났으니까...

 

초등학교 입학하고 몇달간은 가슴위에 손수건을 꼭 붙이고 다녔다

 

그걸로 코를 닦으라고 그랬던거 같다

 

입학하고 한 몇일은 부모님이 등하교를 같이 해었다

 

거의다 엄마들이 같이 다니는데 난 꼭 아버지하고 다녔다

 

난 그게 싫었는데도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불만이었다

 

몇가지 생각나는 것은...

 

학교 마치고 집에오면 엄마는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계셨다

 

나를 보시며 하는말이

 

저놈의 코는 또 물고 오는구나....하시면서 닦아주셨다

 

하루는 받아쓰기 시험을 봤는데 그날은 80점을 맞아서 나머지 공부를 안하고 왔다

 

어찌니 좋았는지 집에 오면서 그 시험지를 몇번이나  펼쳐 봤는지 모른다

 

집에 오니 부모님은 마루에서 점심식사를 하신다

 

나도 마주 앉아 밥을 먹었다

 

내성적인 난  받아쓰기 시험본거 자랑도 못하고..

 

밥한번 먹고 뒤돌아서 시험지 펼쳐보고..

또 한번 밥먹고 뒤돌아서 펼쳐보고...

 

그랬더니 우리 엄마 뭐냐며 자꾸 보자고 하신다

 

난 못이기는척 하고 살며시 시험지를 보여줬고....

 

부모님은 막 웃으셨다.

 

가난했던 그 시절 ..........

 

보리밥 물에 말아  텃밭에 풋고추로 된장찍어 먹고

 

학교 끝나면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 받아서 아버지 새참 내다 드리고..

 

가는길에 풀잎꺽어 막걸리에 담궜다 빼서 술맛찔끔 보고..

 

논두렁에 돗자리 깔고 훠이 훠이...

 

참새를 쫓고.........

 

이젠 그리운 추억들이다

 

우리 부모님은 두분다 70이 넘으셨다

 

두분다 뇌경색이어서 병원 근처로 오시느라 이사를 오셨다

 

아직은 거동은 하시지만...

 

그 옛날 부모님은 그렇게도 힘이 세보이고 크게만 보였는데...

 

지금은 아기같으시니...

 

보고싶은 부모님!

 

맘만 먹으면 갈수야 있지만...그 맘먹기가 참 힘이드네요

 

봄이 되니 고향생각도 많이 나고 그 시절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