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무슨 기계도 아니고... 야간 자율학습이란 명목으로 밤 10시까지 공부를 시키다니.나는 무슨 명분을 세워서라도 야간 자율학습이란 굴레에 내 자녀를 가둬두지 않을거야, 고교생 자녀를 가진 엄마와의 대화에 늘 내가 하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엊그제 입학식후 새벽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집을 나가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에 매인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어보니 우리의 자녀들이 도대체 어디를 향해 그렇게 달려가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저렇게 않아 있으면 체력은 어떻게 키우며 현실속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깊은 분노를 어떻게 삭이며 획일적인 가치관에 짓눌려 자기만의 독특성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지
이전에 장담했던 뚜렷한 명분을 들이밀 베짱도 없고 보니 새삼 세상을 향해 분노를 쏟는 초라한 시민일뿐으로 전락한 우울한 마음입니다.
새삼 유치환 님의 '별'이 생각납니다.
'가슴을 저리는 쓰라림에. 너도 말없고 나도 말없고....
그런 마음뿐입니다.
세상은 건드리는 것보다 그저 묻혀 사는게 편한지 모두들 잠잠합니다.
한창 뛰어놀고 자유로워야 청소년들이 지식을 암기하는데 갇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사고로 무장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우리들이 공부할땐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더 열린 세상을 향해 개인이 존중받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그런세상을 꿈꿨는데 오히려 그런것이 배척받는 후퇴한 세상이 된것 같습니다.
선배님들은 이러실 겁니다.
아직 마음을 비우지 못했구나...
마음을 비우도록 노력하고 여기를 통해 사회적인 가치관을 알아가고 긍정하는 좋은 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