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
장대같은 빗 줄기가 아스팔트 길을 덮고
그 아스팔트 위를 자동차가 달리면서
하얀 물갈퀴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꽁무니도 아름답고.
광화문 내거리에 사람들의 얼굴이
우산으로 덮여서 누구하나 웃는 미소하나 건네주지 않아도 아름답다.
버스 뒷 좌석 귀퉁이에 조심스레 앉아
젖가슴을 훤히 들어 내 놓고 어린 아들에게 젖을 주는
어머니의 모습도 아름답고
이미 백발이 머리 위에 내려 앉은
두 노인이 서로의 검버섯 핀 손을
마주 잡고 틀 이도 없이 웃는 모습도 아름답다.
어린 초등학생들의 무거운 가방 두개가
땅에 질질 끌려 학교에 등교하는
어린이를 따라가는 모습도 아름답고
코를 질질 흘리며 후루룩 들이마시는
흙 때묻은 얼굴의 꼬마 녀석의 짖굿은
얼굴도 앙징맞을 정도로 아름답다.
작은 초가 지붕위에 살포시 내려 앉은
서리가 노랗게 익어 지붕위를 구르는
누런 호박을 덮은 모습도
보리 이삭이 겨우 파릇한 모습을
눈 속에 감추고 서 있는 들녘고 아름답고
이른 아지랑이 실개울천에
몽글몽글 피어나는 모습도 아름답다.
자연과 자연.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
기계와 인간.
인간과 기계.
저마다 다운 그 모습으로 있으면 무엇도 다 아름답다.
모든 만물은 저마다의 고유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자랑하지도 않고 그저 그렇게 있을때 가장 아름답다.
재털이에는 꽁초가 가득해야 아름답고.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젖가슴을 둥그렇게 드러낼 때 더욱 어머니 답다.
식탁위에는 식구들을 위해서 차려놓은 음식이 가득할때.
책상 위에는 몇권의 책이 두서없이 늘어져 있어야 아름답고.
노트에는 뭐라 읽어 내려가기 어렵게라도
씌여져 있는 어떤 글귀들이 있으면 그 또한 아름답다.
이렇게 만물은 답게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
봄은 대지를 잠에서 깨워 나뭇잎에게는
새싹을 틔우라고 바람에게는 더 멀리 봄이 왔노라고
비에게는 대지를 적셔 잠에서 깨어난 씨앗들의 목을 축이라고
그리고 양 떼들에게는
새 어린 양이 태어나라고 이렇게 저렇게 바삐 움직인다.
이 모든 대 자연 속에 있는 인간이 그 어떤
행동을 한들 내가 가장 나 다우면
이미 그로써 충분히 아름답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또 다른 아름다움이요.
갓 태어난 어린 아이의 새근 거리는 숨소리가 아름답듯이 .
찬란한 탱양이 떠 올라 이른 아침으로 대지를 깨우고
선량한 사람들이 미소 머금은 얼굴로 범사에
감사해 하는 이 순간.
세상은 아름답다.
저 이란의 배고픈 어린 아이가 빵 한조각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에서 안도의 한숨을
저 티벳 고지의 승려가 현대화 되어가는 티벳의 젊은이들이
나이키 모자를 보면서 무심을 외치는 모습에서 또 한번의 안도의 한숨을.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장렬한 목숨을 불사른 아들의 사진을
목에 걸고 독재 정권 박정권을 비난하는 문구의 글을 앞에 둔
소복입은 할머니의 모습에서 또...또 한번의 안도의 한숨을.
아름다움은 매 순간마다
그가치과 그 힘을 달리한다.
슬픔이 슬픔을 다해 복받혀 오열로 솟아도 아름답다.
기쁨이 기쁨을 다해 온 신경을 풀어 헤치듯 줄기를 들어내어도
얼굴은 그지없이 아름답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
그것은 모든 인간의 감정이 가장 인간 다울때.
모든 사물이 그 사물의 명분을 어기지 않을때.
내가 나 일때 가장 아름답고.
네가 너 일때 가장 아름다운 것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까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살 수 있는 것 일까?
최초의 인류의 철학적 질문은
인간의 최대 행복이었다.
최대 행복을 위해서 던지 질문이 바로 지적인 질문.
육체를 벗어난 정신의 고찰 이었다.
그 정신의 고찰을 깊게 끌어 들여 종교로 이어지고
사회학. 역사학 그리고 천리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질문이
잇달았다.
그렇게 인간이 가장 아름다워질 방법을 최대의 행복론으로 몰고 갔던
서양 철학사에도 새 바람이 인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기...
이것이 예전 동양의 철인들의 사상인
사물이 가장 아름답기 위해서는
답게.
다운것.
다울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
그것은 답게 서 있는 만물.
바로 그것이다.
p.s:우리 괜챦은건가?(이세상 제대로 돌아가는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