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7시 알람시계가 울린다.
나의 하루의 첫번째 일과는,
공익근무하는 아들을 깨워서 근무하는 종합청사로 보내는 일이다.
예전에 아이들이 2년터울로 입시 전쟁을 치루던때는 새벽일찍 세아이
를 깨워서 학교에 보내는일이 만만치 않았었다. 어쩌면 난그일을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열심히 피곤한 아이들을 채근해서 아침을 열었
었다. 막내가 대학에 가고난 후, 아침이 여유로워지면서, 나도 이제
행복한 아침을 갖게 되었다.
늦게 자는 버릇이 있는 아들은 깨우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조간 신문을 보면서 계속 깨우고 또 깨운다. 아마도 이담에 우리집으로
시집을 올 며느리는 아침에 아들을 빨리 깨우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을
하지 않으면 아마도 아침이 고달퍼지리라.....
제일먼저 아들이 집을 나가고 나면, 각방에서 나머지 가족이
부산스레 일어나고, 씻고 준비를 시작한다. 아빤 동작이 빠르지만 딸둘은
머리가 길고, 둘째는 아침에 샤워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준비가 길다.
욕실 2개가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난,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하루가 시작됨을 느낀다.
, 그리곤 각자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어제밤에 본 "냉정과 열정사이" 라는 영화의 감상을 잠깐씩 서로 나눈다
헤어지고 만나고 하는 10년간의 사랑얘기는 이아침의 대화로는 끝을
내지 못한다. 책보다 못하다는 평도 있고....
나머지 가족이 자기의 일을 찾아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나면, 난 혼자
남아서, 비로소 네개의 벽속의 주인이 된다.
그것은 어떤 해방감을 갖게 한다.
집안일 쯤은 그냥 미루어놓고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해도 되는 자유로움.
나만의 공간은 넓고 편안하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볼이
간지러울만큼 따뜻하다.
그것은 새장에 갖힌 새가 그안의 세계밖에는 모르기 때문이다.
아마도난, 그새장을 활짝 열어놓아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와 같다.
참으로 의욕적인 젊은때도 있었는데도...... 그러나,
지금의 이 여유로움이 내겐 작은 행복이다.
거실 에서 큰애가 강의준비용으로 보던 "정민선생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라는 책을 발견했다.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
라는 빨간 딱지가 붙어있다. 한대교수인 정민선생님이 두아이에게
들려주는 한시를 해설하며 풀어주는 책인데 아주내용이 좋았다.
우연히 옛 선인들의 시를 이아침에 대한다는게 소중스럽다.
정철님의 시가 눈에 들어온다..
- 산 절에서 한밤중에 -
쓸쓸히 나뭇잎 지는 소리를
성근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
스님 불러 문 나가서 보라 했더니
"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네요."
산속에 있는절에와서 하룻밤을 묵게된 시인이 맑은 날인데 밖에서 비오는 소리가 들리는듯해서 꼬마스님을 불러 알아보라 했더니 달이 떴다고 대답한다 문득 낙엽지는 소리라는것을 알게된다 라는 해설이 달려 있다. 그냥 비가 오는게 아니고 달이 떴다고 해도 되련만,
스님의 돌려서 대답하는 표현이 싯적이다.
정몽주님의 봄비라는 시한수를 더 감상 해본다.
봄비가 가늘어서 방울도 짓지 못하더니
한밥중에 가는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눈 녹아 남쪽 시내에 물이 불어나니
새싹들이 많이도 돋아 나겠다.
눈속에서 돋아날 새싹을 생각하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울어나는
옛시다.
아침에 내게 행복을 주는 또 한가지 일이 있다.
잘생긴 청년이 빨간 자전거를타고, 거의 노인들만 사는 야화리 마을의
아름다운 사연들을 전하는
김동화 님의 '빨간 자전거'라는 만화를 보는것이다.
주름살 투성이의 금슬 좋은 노부부의 얘기를 읽는 아침은 참 행복하다
여러실들을 모아 색동으로 할아버지 머플러를 할머니가 짜준 사연이라
던가, 읍내 시장에 간 할머니를 마중간 할아버지와 둘이서 손을 잡고
돌아가는 시골 마을의 풍경등등.....
나도 그이와 그렇게 호호 할머니가 되어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아마도 지금처럼 큰 욕심을 안내면 그리 될 수 있을게야,...
아이들은 모두 지기가 하고 싶은일에 정진하며 사랑하는사람을 만나
좋은 가정을 이룰테고,
그이와 난, 나는 책을읽으며, 살아가는 얘기를 담담하게 쓰면서,지내고
그는 좋아하는 낚시나 하면서 꽃도 가꾸고, 자로와 친구가될 두마리쯤
더 개도 기르고, 가끔 친구들을 초대해서,와인도 마시며 정담도 나누고,
,
주일이면 나란히 교회에 가고, 또간간히 여행도 하면서,
가끔 아이들을 오게 해서, 같이모여앉아
열심히 살았던 젊은날을 도란도란 기억하며 지낸다면,.....
뜨거운차와 음악도 함께 준비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이런 생각
들을 혼자 하는 것 만으로도,
난, 이 아침이 충분히 행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