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의 칠순이 내일 모래 이다.
홀로 사신지 30 여년 된 모친과
홀로된지 10 여년된 큰 딸년이 한지붕 에서 생활 한지 꽤나 오래 되었다.
요즈음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힘든 점이 많지만
용기를 내어 칠순 잔치를 해드리기로 하였다.
여자 혼자 하는 사업이라 늘 허덕이고 뛰어다니고 하는 딸년 보기가
속상해 서인지 , " 네 빚 다 갚기전에는 여행도 안갈란다 " 하시지만.
그런날 을 기다리다간 날이 샐것 같기 때문이다.
내일 . .모래 . . .토요일.
한달전에 예약된 날이 지만 어느새 후딱 지나고
코 앞에 걸렸다.
불필요한 지출은 생략 할께요. 하면서
모친 한복은 오래전에 해두었던 새옷을 그냥 입기로 했다.
그래도 섭섭 할까봐 언제라도 현금이 될수 있는 금 으로 한 냥을 선물 한다고 했더니
내심 여자라 좋으신 모양이다.
모친 말대로 힘드니까 나중에 잘 해 드릴게요 라고 넘어 갔다면 무지 섭섭해 할뻔 했다.
자식 이라야
먼 브라질에 사는 큰 아들은 못 들어 온다하고
40넘어 이제 철든 막내 아들 내외와
신랑 없는 딸년 둘과 손주 여섯이 모두 이다.
작년 친구 시부모 칠순에 가 보았더니
둥글 둥글 한복 입고 동서 간에 형제 간에 가족이 많으니 보기가 좋던데,
우리 울타리를 보니 허전 한 것 같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번 행사에 의미를 가지고
작은 이벤트를 만들기로 하였다.
알고 지내는 연예인(?) 을 몇명 초대 하여 즐거운 한마당 잔치를 벌릴려고 한다.
평생 칠십 년을 사시는 동안
본인을 위한 행사가 몇번이나 있었으랴,
한갑 빼고 , 생신 빼고 , 본인 결혼식 외에 . . . .
이번 그 공간 그 시간 만큼 엄마 본인을 위한 잔치 였음을 만끽 시켜 드리기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날 , 모친께 드리는 글을 쓸려고 몇일째 시간을 굴리고 있다.
천천히 나의 탄생과 지나온 날들위로 모친의 삶과 나의 삶을 오버랩 시키면서
뒤를 돌아 보니.
참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게 오랫동안 함께 하며,
비밀이 없으면서 서로를 가장 이해 하는 친구와 같은 존재 이다.
그녀와 만난지 50년 !
그 녀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나와 존재 하는 나는 같은 여자로서
마치 친구 처럼 ,혹은 아내와 남편 처럼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 가는 동지 이다.
50년 , 반세기를 지나온 나는 지금도
그녀에겐 딸 일수 밖에 없다.
몇술 뜨지도 않는 아침 밥상을 늘 따듯한 밥으로 차려 주시며
찬밥은 당신 차지 이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
밥 한톨 버리지 못하시는 알뜰한 살림이라 냉장고 구석구석 정체 모를 것들이 숨어 있다.
이젠 눈이 어두우신지.
욕실에 가면 구석에 쌓인 보이지 않는 때들을 목욕하러 들어 갔다가 몰래 청소하고 나온다.
우리집 걸래는 이웃집 행주보다 깨끗 하다.
늘 삶고, 락스로 소독 해서 바짝 말려두기 때문이다.
난 이미 살림을 놓은지가 20여년 되어 치마만 들러 여자 일뿐 . .
엄마에게 나는 남편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출근 하는 나에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든지 . . .
늦은 귀가에 일찍오라고 잔소리를 하신다든지.
행여 일찍 들어 가면
하루중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는 이쪽에서 듣고 저쪽으로 뱉고있지만) 하신다 ,
그래도 정말로 힘들때, 나의 편이 되어 주는 건 세상에서 단 하나 그녀 ,엄마 뿐이다.
때때로 그 녀를 생각 하면 가슴이 에이는듯 아프다.
일제 시대에 태어나 ,여자 이기에 공부도 다 못하고
배고픔의 시절 콩깻묵 이야기는 단골 메뉴이다.
전쟁을 치루고 나의 형제들을 낳고 기르며, 의처증 남편의 학대속에 살다가
과감히 탈출 ,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용기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나 ,그리고 동생 들이 아픔 속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인지 아직 막내 여동생과 남동생들은
엄마의 희생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때때로 지금도 그 때를 원망 한다.
그 아픔의 속을 나는 이미 알고 있기에 같은 여자로써 난 이해할수 있다.
언제나 부지런하다.
그리고 정말 진실하고 순수한 점이 많이 있으시다.
절대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 하시고 자존심이 강하다.
시사성에도 밝으시고 늘 궁금 하면 나에게 묻는다.
하루도 쉬는 날이 없으시다.
성당으로 노인대학으로 문화 교실로 노래교실로 일주일 스케쥴이 빡빡하시다.
조금만 이상 하시면 병원으로 달려가고,
당신이 아프면 자식들이 고생 할 것이기에 미연에 스스로 치유를 하신다.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른다.
이제 그녀와 만난지 50년 .
반 세기의 시간을 함게한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 한다.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 엄마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이제껏 다 말할수 없었던
고마움과 다른 이들이 알지 못하는 엄마의 존경스러운 점들을 말 하려고 한다.
이 번 기회에
모두에게 말 하련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나의 어머니 임을 자랑 하련다.
그리고 내세에 다시 태어난다면 나의 딸로다시 태어나 ,
이 생에서 받은 그 고마움을 내세에 갚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돌아보니 어느새 50년을 한께 살아왔구나.
아직 갈길이 남아 있는 날들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행복한 마음이 드실수 있도록
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 녀 떠나면 내 마음 아파서 어쩔꼬 ,
벌써 부터 가끔씩 이런 마음 때문에 잘 해드려야 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또 다진다.
이번 칠순 잔치가
이런 나의 마음과 엄마의 고마움을 그녀의 성실함을 세상에 알리는 기회가 되어지길
소망 한다.
오랫동안 건강 하게 함께 하게되길 바라며 . . . . .
이제 내일 모래 몇일 남지 않은 그날 을 기다린다.
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