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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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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끝자락에서.......


BY 조약돌 2003-10-24

저녁  식사후 공원 뒷편 산책로로 남편을 따라 운동을 나선다.

이틀에 한번씩 보아오는 풍경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달라져 가는 가을 모습에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고 찬바람에 나뒹구는 낙옆을 보며 또 한해를

보낸다는 그 무엇이 초조함이 되어 내게로 다가 온다.

 나무는 한해의 마무리를 저렇듯 하고 있는데 난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인지.......

 

산책로를 두바퀴 돈후 운동을 계속 하고 있는 남편을 뒤로 한체

호젓한 공원 벤취에 홀로 앉는다.

오늘따라 날씨가 쌀쌀해서 인지 운동나온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일뿐

너무도 조용한 저녁나절이다.

 

홀로 앉아 있다 무심코 옆으로 눈길을 돌리니

이른봄에 피고 졌던 매화가 계절을 망각한듯 수많은 꽃망울을 터트리다 말고

찬바람에 놀라 계절을 밀어 내듯 움추리고 있고

그옆 가로등 불빛아래 아기 사과나무도 이에 질세라

하얀 꽃송이를 몇개 달고는 추위에 떨듯 그렇게 서있다.

 

문득 10년전 이맘때가  스쳐 지나간다

열심히 아이들 키우고 사업하는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뛰어다니다 보니

세월을 느낄 틈도 없이 내 앞에 다가선 불혹이란 나이

난 자꾸 세월을 밀어 내고픈 마음에

혼자 가을내내 많은 가슴앓이를 했었지.......

 

40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지금

이제 그런 가슴앓이 보다 조용히 겸허 하게

이가을을 맞고 싶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앞만보고 내달리는 삶보다는

조금은 뒤쳐저 보일지라도

때론 오솔길의 호젓함도 한껏 느껴보고

바위틈에 끼어 힘겹게 피어있는

작은 꽃한송이에도 눈길을 줄수있는

그런 여유가 있는 삶을 살고싶다.

 

내일은 재래 시장에 가서

노오란 국화 화분하나 사서 거실에 들여놓고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그윽한 국화 향에 흠뻑 취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