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꽃! 코스모스!
그꽃을 봐야 하겠다고 그일 졸랐다. 조금 지나면 모두 까만 씨를 품어
버릴꺼라고......
우연히 낚시 가는길에 강화도 국도변에서 코스모스 군락지를 본 기억이
난다고 그이가 데리고 간 강화도의 들길에, 정말 대단한 코스모스밭이
있었다. 군사 지역이라고 들어가지 말라는 팻말이 있긴 했지만,
무리지어 있는 넓은 코스모스 밭에서 내 눈이 호사를 했다.
마음껏 가을햇볕을 안고 웃고 있는 색색의 꽃들과 눈을 맞추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가을을, 아니 계절을
느낄 수가 없다.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대단지 아파트
의 우람한 건물만을 자고 깨면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삭막하던 마음에 이런 꽃밭을 만나면 가슴이 뛴다.
"코스모스 한둘 한둘 피어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한숨같은 마음으로 걸어갑니다"
친구 인향이를 닮은 김상희 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인데 코스모스가 필때면 항상 생각나는 노래이다.
가을꽃으로 국화도 있고 다른꽃들도 있지만 유난히 코스모스는 가을을
닮아 있다.
예전의 시골 교정에서 도서관 뒷편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코스모스는 소녀취향에 맞은 때문인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했었다.
사진도 찍고 시의 제목도 되고.......
모두 그때 썼던 시가 생각이 나진 않지만, 대강 기억하기로는
"웃음 밭이다.
빙그르르 햇살 머금은 환한 웃음 밭이다."
" 삼십안길 젊디젊은 아낙" 이라는 표현도 생각이 난다.
지금은 아름다운 코스모스의 꽃들을 만나도 그때같은 싯귀가 .....어림도
없다. 그저 쓸쓸함만이 가슴으로 들어올뿐.....
나의 치기어림에 비난하지 않고 기분을 맞추어주는 고마운 남편덕에
오늘의 색색의 코스모스 꽃들은 오래 내가슴에 남아 있을것 같다.
그와 초지포구에 들러 태경호라는 상호를 가진 손인심이 좋은 아줌마
에게 손수 말렸다는 조기도 사고 마른 새우도 사고, 그와 회도 먹고
돌아왔다. 차가 밀리는것 말고는 기분좋은 나들이 였다.
아직도 코스모스의 흔들리는 꽃송이가 눈에 어른거린다.
한참동안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