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누구의 아내가 된다는 일에
너무 빨리 적응한 탓인가?
가끔은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내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느낌이야.
넘어선 안될 경계를
숨 크게 들이쉬고 가보는 것처럼.
아직도 내게는
내게 활애하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지.
작은 아인 이제 두 돐
나보다 컴퓨터의 자판이 더 좋은 아이라
아컴을 켜기도 끄기도 미안해
큰 아인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지
하지만 언제나
궁금하고 기운이 넘치는 활기찬 아이라
무얼하까 찾고있는 아이를 기다리게하기
또 미안해지지
우리 조카
나의 경쟁 상대
아이 낮 잠시간 활용할 여유를 주지 않쟎아..
그리고 바쁜 틈에 컴하고 싶어하는 조카를 밀치면
더더욱 미안하지
하지만 엄만
이 공간에서 앨리스가 되었단다
그래서 난
앨리스처럼 빨려들어가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아컴에 다가가나봐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서 떠나야 해
미안한 마음에
꼭꼭 싸두었던 상자를 이제야 열었단다.
앨리스처럼
긴 잠에서 깨어나면 또 하루가 기다리고 있듯이
난 현실로 빨리 돌아오는 길을 알아
하지만 이 곳에선
낯선 곳을 찾아 나선
앨리스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