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희꾸무리하고 내 마음도 흐리고
이런날은 나나무스끄리 노래를 들어야 하는데 한손으로 부지런히 테이프를 찾아봤는데 잡히지 않는다.
아..
언젠가 골목에 차를 주차해놓았을때 뒷유리창이 열리고 차안이 뒤죽박죽되어 어질러있었다.
팔고 다니는 물건은 손도 안대고,, 앞자리에 있는 물건만 손을 대었다.
십년넘게 내목을 감고 다니던 정이 듬뿍든 실크스카프하고 음악테이프, 톨게이트비 내려고 담아놓은 잔돈과 수필집 두권이 없어졌다.
나하고는 상관없이 다른사람의 차 쳐다보듯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그냥 머리가 비어져 차에 올랐다.
후로 차에 아무것도 놓고 다니지 않는다.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들었지만 장에 나갔다.
절반의 장삿군이 나오지 않았다.
드문드문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할머니들 머리에 하얀눈이 고요하게 쌓이고 있다.
눈맞은 머리가 무거워서일까.
고개가 아래로 떨구어지는 할머니들을 바라보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파라솔을 치지않고 그냥 앉아있기로 했다.
"고독해 보이네유"하는 소리가 귓전을 타고 들었다.
생각을 멈추고 소리나는곳을 바라보니
두세시간에 한대씩있는 시골버스를 타고 나온듯
입고있는 행색또한 영락없이 외딴 동네에 촌부 한두어른이 헛기침하고 다닐듯한 이웃집 늙은여자로
자식 도회지로 떠나보내고 남편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 이젠 회갑을 앞둔듯한 아주머니께서 나를 바라보고 다가서서는
고독해보인다네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툭 터져서 정신 번쩍차리고 눈똑바로 떠보았지만 그모습도 고독해보였는지
아주머니 고개 쑤욱 내밀고 붕어빵 하나 건네면서 건네고 간 그말."고독해 보이네유"
아마 아주머니께서 생전에 몇번 써보지 않은 말인듯 싶지요.
자꾸만 아주머니의 뒷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오고
뒤쫓아가 뜨거운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찐빵집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거 참느냐 혼났습니다.
왜 고독해보인다고 했을까요.^^*
(님들은 고독하지 않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