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어제 맞짱 제대로 못 떴지? 오늘 어디 한번 제대로 떠볼래?"
"뭐라? 맞짱? 내가 니 칭구가?"
헉~ 아빠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건빵은 화장실문을 곁눈질 하면서 덤볐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나를 마구 꼬집었다. 나도 질새라 반사적으로 통통한 볼때귀를 쫘악~~! 짭아당겼다.
순간, 건빵은 으앙~~ 소리를 내더니 나를 확 뿌리치고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순식간에 볼때기가 분홍빛으로 부어올랐다. 에그머니나.
"아빠, 엄마가 이렇게 했져!"
건빵은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제 볼때귀를 보여주며 고자질해 받쳤다. 우리의 행태(?)를 익히 알고 있는 건빵 아빠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텔레비젼만 보았다. 건빵은 부아가 난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 나도 모르는 척 텔레비전만 보았다.
* 큐플레이란 게임 사이트에 가로세로란 낱말퀴즈게임이 있다. 건빵은 족보를 다운 받아서 보고 하다가 안되겠는지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그런데 일(?)이 순조롭게 성사되지 않곤 한다.
"야, 거 참, 빨리 좀 쳐! 너 땀에 졌잖아. 내가 답을 불러줘도 못 치냐?"
"아, 엄마, 엄마가 답을 늦게 불렀잖아. 아, 짜증나. 엄마, 저리가! 나 족보 보고 할래."
그러던 건빵은 몇 게임 못 버티고 나를 다시 부른다. 그러다 또 서로 잘났다고 옥신각신 하다가 다시 족보를 펼치곤 한다. 그래도 내가 도와주면 연승을 거두는지라 건빵은 나를 부른다. 오늘 아침에 보니 그동안 사이버머니를 꽤 벌었는데 건빵의 아바타는 벌거숭이 그대로 였다.
"야, 니 돈 벌은 거 다 모했냐? 어째 아직도 벌거숭이야?"
"나, 성형수술 할라고!"
"뭐시라, 성형수술? 니 아바타가 어때서!"
"턱 좀 고치고 머리도 노랗게 할라고."
"머리는 노랑 가발 사면 되잖아."
"아이참, 그게 아니라니깐..."
퉁명스럽다. 그렇담 나도 반격을 해야지!
"잇츠 타임 포 스탑!"
게임은 하루 한 시간씩만 허용되었으니 그만 둘 시간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자 건빵은 금방 꼬리를 내렸다.
"음마, 제발 오분 만 더 넣어줘...아줌마, 오분만 더 넣어줘."
여기가 노래방인가. 나는 절대로 더 넣어줄 수 없다. 게다가 아줌마라고? 에잇, 고얀!!
"스탑! 겟 아웃! 스탑! 스탑!"
건빵은 못내 아쉬운듯 컴퓨터에서 물러난다.
* 어제는 공짜표가 있어 자동차 극장이라는 데를 다 가보았다. 가족 모두 처음 가보는 곳이다. 어머니는 신기해하시며 앞좌석에 건빵과 나란히 앉아 즐겁게 '갈갈이 삼형제 패밀리 어쩌구'하는 영화를 보셨다. 로얄석을 양보한 건빵 아빠와 나는 승합차 뒷자석도 불편해 뒷자석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누었다가 차밖에 돗자리를 옮기고 그 위에 누웠다가 안절부절 못했다. 영화는 두 편 다 무시무시하게 재미가 없었다.
두 시간쯤 꼼짝 없이 차 안에 앉아 있으니 건빵도 좀이 쑤시는지 내가 누워있는 뒷자석을 넘보는 것이었다. 나는 거의 스르르 잠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건빵이 나를 밀쳐 일으키려고 했다. 나는 모르는 척 힘주어 버텼다.
건빵을 나무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렀다. 에고, 나는 너무도 피곤하여 버텼다. 건빵은 꼼짝 없이 앉아있다가 집에 다 와서야 내가 벌떡 일어나자 내가 누워있던 자리에 피씩 쓰러졌다.^^
내가 니 칭구가? 건빵에게 묻지만 나 하는 행태는 여지없이 엄마라기보다는 친구다. 지극한 모성애. 난 잘 모르겠다. 내게 그런 것이 있는지. 그냥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자. 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