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얘기의 대명사였던 모방송사의 <전설의 고향>이란 프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것 같다.
나도 한때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엄마, 아빠 뒤에 숨는것도 안심이 되지 않아 이불을 눈밑까지 덮어쓰고 땀을 삐질거리며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평소에도 어둠을 무서워 해서 그동안 귀중하게 모아둔 예쁜 메모지며, 책갈피 따위를 동생에게 하나씩 주어가며 자기전에 대신 불을 꺼달라고 부탁했을 정도였다.
하물며 귀신나오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날은 밤에 화장실도 광고하며 가기 일쑤였다.
대학시절 까지도 나는 달빛아래에 우두커니 서있는 소나무를 보면 무서운 생각이 들었었다.
이제는 세월이 참 많이도 흘러서 어느덧 30줄에 접어들었다.
예전에 <국군장병 아저씨께..>하면서 위문편지를 쓰던 시절도 있었건만, 지금 위문편지를 써야한다면 아마도 <국군 얼라들에게...>하며 써야 할것이다.
예전에 그렇게도 든든하던 아빠의 어깨는 어느덧 초라한 노인의 모습이 되어가고, 마냥 보살펴 줄것같던 엄마도 이제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어두운 밤보다 더 무서운게 생겼다.
바로 <아침>이다.
아니, 밤은 아주 고요하고 포근한 나만의 시간이다.
대신 아침은 졸린눈 비비며 남편 밥을 차려주고, 쉴틈없이 바로 하나있는 자식에게 종일 시달려야하는 무서운것이 되고 말았다.
다시 많은 세월이 흘러 잠안오는 밤이 무서워지는 시절에 아마도 나는 할머니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