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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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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아줌마의 일기...(2)


BY 유리창문 2003-08-13

****해바라기라는 작가명을 쓰시던 분이 계셨네요~~

혹시나 싶어서 검색했었는데...그래서 제 작가명을 바꾸었어요~~

이해해 주실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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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새벽 2시 31분.....

오늘은 내 생일이다.......

만으로 스물 일곱이 되는 생일.....

어제는 내가 운영하는 아지트 번개가 있었다...

신랑한테 말을 하지 않아서 아침부터 갈까 말까

응가 마려운 강아지 마냥 안절 부절.....

솔직히 너무 가고 싶은 번개 였지만 남편한테 말 하지 않는

상태라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였다.....

동생들한테 전화가 여러통 오고 나서야 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xx아빠..내 오늘 아지트 번개 갔다 와도 대나...낼 내 생일이라꼬

나오라 카네............?" 난 어떻게든 가고 싶은 마음에

이말 저말 갖다 붙혔다....

남편은 시큰둥 했지만 내일이 내 생일이라는 사실에

"맘대로 해라~" 한마디 한뒤 전화를 끊었다.....

사실 우리 남편은 내가 어딘가에 나다니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그래서 남편동반이 아닌 혼자 어딘가 갈때는 남편 눈치를

굉장히 봐야 한다.....그것이 좀 짜증스러울때가 많다........

 

하여간 그렇게 반 강제적인 허락을 받고 난 옷을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외출뒤 돌아왔을때 집안에 손댈것이

없도록 정리하고 치우고.....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남편 한테 어떻게 말하면 보내줄까

고민하느라,청소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긴 나는 서둘러 옷을 입으려 했는데...

옷을 입어 보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평소엔 그냥 면바지랑 티하나 입고 나가곤 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차려 입고 싶은 마음에 그 바쁜 와중에 이것저것 옷을 들쑤셔 보았는데....

세상에나.........

뽀대(사투리식 은어~^^;; 폼나는이란 말 하고 비슷~)나는 옷이 하나도

없는 거다......그러고 보니 올해는 옷을 거의 안샀다......

그래도 그렇지.....작년에 산 옷도 거의 입을 일이 없었다....

애기가 어려서 이쁜 옷은 꿈도 못꾸었었지만 그래도 심플한 걸로

그때 유행하던 걸 사두었었는데......그 옷들이 지금은

'난 옷이 아니라오~~~!!'그러는 것 처럼 보였다.....

 

또한가지 엄청나게 찐 살때문에 바지를 입으면 밖같 허벅지 살이 삐죽~

궁뎅이엔 팬티 선이 주~~욱~~ 작년에 사놓고 딱 한번 입은

나시세트는 더 가관이다.....울 큰넘 허벅지만한 팔뚝에

반은 하얗고 반은 시커멓고......아무리 봐도 영 아니올시다 였다...

 

결국 전처럼 그냥 면바지에 티,그리고 운동화.....차림으로 외출에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난 넌무 서글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한때는 늘씬 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옷가게든 맞는 옷이

있었는데......지금은 옷의 디자인 보다 사이즈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가격표부터 보게 된다.......스물 넷,다섯 까지만 해도

어떤 옷을 입어도 애기엄마 티 안났는데 이젠 아무리 이뿐옷을 입으려 해도

따라 주지 않는 몸매덕에 입지도 못하고 어쩌다 이쁜 빅사이즈 옷을 찾아도

여전히 애기엄마스러운(?).....

 

오늘따라 거리엔 왜그리도 어리고 이뿐 아가씨들이 많이 다니는지....

그 사람들 틈새로 아이 하나 데리고 초라하게 서있는 내 모습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