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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아줌마의 일기....(1)


BY 유리창문 2003-08-11

스물 여덟이란 나이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다...

좀있으면 꺽어지는 60이 되는....

내 큰아이가 올해 6살이고 작은 아이가 3살이다...

아직도 내손을 너무나 필요로 하는 나이다...

나도 어린시절이 있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때가

있었을 텐데......기억이 나질 않는다....

스물여덟살이 되기까지 난 내 나이를 필요에 따라

속이면서 살았다...

고등학교때는 알바를 하기 위해 나이를 한두살씩 올려가며

알바를 했고(10년전엔 고딩이 할 알바가 잘 없었고 기껏해야

커피숖이나 주유소가 다인데 커피숖은 고등학교 졸업반 주유소는

남학생을 많이 채용했었다.......)나이가 들통나 쫒겨나기도

했었다.....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진한 화장덕에

2-3살은 기본으로 더먹고 들어갔다....속이려구 했던게 아니었는데

실제 나이는 20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눈에 비친 내모습은

늘 23-24이었다....그러다 남편과 눈이 맞아서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낳고......첫아이를 낳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이름표에는 만으로 나이가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창피한 생각이 들어 그 이름표를 뒤집어 놓거나

빼놓기도 했었다.......혹여 누군가가 "새댁~ 올해 몇살이고~?"라고

물으면 정말 대답하기 싫었다.......두번 세번 물어보면 마지못해

"23살이요...."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면 상대방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이구~~~~~!결혼도 억시 일찍 했네~~~~!!"

하면서 나를 아래 위로 훑어 본다......

그래서 난 내 나이를 묻는 사람이 너무 싫었다......

아이가 큰아이가 3-4살쯤 되었을때 난 누군가  내 나이를 물으면

"30살인데요....." 하고 주저없이 거짓말을 했다.....

정말 30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30살이라고 말하기까지 난 무수히 많은 호기심 어린 질문을

들어야 했다......처음엔 그냥 사실대로 말했는데 내 나이를 알고나면

물어본 상대는 '속도위반 했느냐,아직 암것도 모르는 아줌마네,왜그렇게

일찍 갔느냐,요새 세상에 놀거 다 놀고 시집가야지...'등등

결국 난 30살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런 질문들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그리고 28살이 된 지금......

지금도 여전히 남에게 말하는 내 나이는 30이다.....

주변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내가 28이란걸) 아직도 잘 모르고

물어볼땐 난 '30이요..'라고 말한다....

 

막상 30살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자꾸만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토록 서른이 되고 싶었던 내가 이제 곧 서른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도 묘하다.....김광석의 서른즈음에..란 노래가 마음에 팍팍 와닿는다...

정말 지금의 내 나이가 서른 즈음인것이다.....

 

스물 여덟......

철없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식적인 어른이 되어 산지 8년.....

난 나이만 속이며 산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속이며 살았던 거 같다....

피끓는 청춘이었던것을 애써 외면하면서 난 두 아이의 엄마고

이젠 보잘것 없는 아짐이라고 스스로 속이며 살았던 지난 몇년.....

이제 뒤돌아 볼때가 된거 같기도 하다.....

내 청춘 돌려 달라고 할순 없지만 그래도 지금 이시점에서 한번쯤

내가 속여서 없어져 버렸던 나이의 모습들을 회상해 보고 싶다.....

 

별로 회상할것도 없는 초라한 삶이겠지만.......

그래서 지금부터 지난 내 청춘과 현재의 내모습을 정리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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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진짜 길었죠......

오래전 부터 써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처음을 열어 보았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 주시면 최선을 다해 쓸께요....

제가 글을 쓰는 것이라기 보단 그냥 제 삶을 끄적거리는 거니까

제 글이 많이 부족해두 격려 많이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