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치과가 명동에 있는 관계로 가끔 명동에 나간다. 그 때마다 나는 명동에서 풍기는 고풍스러움이 강남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름을 느낀다. 신세계 백화점, 중앙 우체국, 그리고 한국은행, 중국 대사관. 이런 긴 시간을 명동과 함께 호흡한 건물들이 그 곳의 위엄을 느끼게 하는 걸까 발랄하고 패기있으나 뿌리가 약한 것 같은 강남의 분위기에서 느낄 수 없는 그런 안정감 같은 것이 국제 도시와 같은 느낌을 내게 준다. 그리고 난 그 느낌이 나는 참 좋다. 긴 시간들의 흔적....새로운 것들이 초를 다투어 발달하는 것에 기준을 둔 우리 사회에서 느끼는 어떤 위협 같은 느낌이 거기엔 없고 시간의 지혜같은 것을 읽을 수도 있어서다. 또한 거리에는 한국 사람 반 관광객 반인것 같이 늘 일본 사람 중국 사람들이 명동을 돌아 남대문 시장에서 쇼핑을 한다. 그 모습들을 보는 것도 즐겁다. 10년 전만해도 미어터질듯하던 남대문 시장은 지금은 한산하지만 쇼핑몰이며 마트등에 빼았긴 소비자들을 그들이 대신 체워주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치과를 가며 예전 강남을로 물질 문명이 빠져나가기전의 화려했던 명동보다 지금이 훨씬 더 우리나라의 국제도시로써 면모를 나타내주는 것 같아 조금 추웠던 3월 바람 충치 치료 사랑니 빼기 또 인프란트 하기 위해 수술 등, 한많은 내 치아(?) 일대기에 아프기 그지 없었지만 이 명동의 공기 아래서는 그런 것들도 한순간에 잊고 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