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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단지 가랑잎 같은 것


BY 바다 2003-08-11

사십대 중반을 넘어선 언닌 짝사랑의 병을 앓고 있다.

대학생이 된 두 아이의 홀로서기가 시작되고 뭔가 자신의 일을
해야지  생각한 언니는 자신이 서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평상시 솜씨가 좋고, 특히 음식 솜씨가 뛰어난 언닌 레스토랑
주방일을 보게 되었고, 2년여의 경력에 손 맛을 인정받아 주방장인
실장의 직책을 갖고 일하게 되었다.

4개월 전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에서 부모로 부터 자금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 젊은 사장은 전혀 경력이 없어 이모저모로
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다.

주중에도  손님으로 북쩍북쩍 이웃 가게들 보다 월등한 매상으로
사장은 싱글벙글, 언니에게 "감사합니다 실장님 덕분입니다.
이 은혜 꼭 보답하겠습니다. 저는 항상 실장님만 믿겠습니다."

믿음을 갖고 있다는 그 입에서 한 뚱녀의 출현으로 믿음을
저버리게 되었다.

뚱녀는 주방보조로 오는 날 부터 언니의 알뜰한 살림에
브레이크를 걸어 왔다 한다.

"넘의 살림 꼼꼼 챙기면 밥 나와 떡  나와 답 답
실장 양반 대충넘어 가자구요. "

사장이 자릴 비우면 새로 들어 온 과일이며 고기를 싹뚝
일하는 아이들에게도  과잉 선심을 쓰며 언니를 따 돌리기
시작 했다.

물품제고 파악은 물론이고 야채 부스러기까지 잘 다듬어서
알뜰살뜰 내 살림처럼 아끼고 챙기고 하던 언니기에
얼렁뚱땅 뚱녀의 태도를 지적하면 아이들을 동원하여
왕따를 만든다든가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밖에서 술을
사먹이거나 춤추면서 밤을 새며 같이 일하는 아이들의
환심을 모았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뭔가 수상 적은 사장은 며칠 전 언니에게 궁금증을 물어
왔고 레스토랑이 정말 걱정된 언니는 사실데로
알려 주었다.

사장은 잘 알았고, 뚱녀에 대한 조처를 하기로 약속을
하고 다음날 언니는 예정대로 하루 휴가를 가졌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언니는 청천벽력의 소릴 들었다.

"내일부터 쉬세요. 실장님"

상황은 역전되어 있었다. 자신이 한 행동은 언니가 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뚱녀 , 그걸 믿어버리는 온달이 사장 결국뚱녀의

 뱀같은 혓바닥에 사장은 놀아 났다.

"가정을 버리세요 사장님 오늘은 이 뚱녀의 치마폭에서"

 

남자를 손바닥에서 이리저리 굴리는 재간 앞에서 성실함은
아무 버팀목이 되질 못했다.

 

오질앞 넓은 언니는 사장의 미숙한 경영수완이 애처롭기도

했으며 성심성의껏 도와 정상의 자리에 올리고 싶었다.

내일처럼 ,평생 직장처럼

 

그때까지 주었던 사장의 신뢰라는게 무엇이엇는가?
무늬만 믿음이었던 헛깨비 마음

상실감은 언닐 휘청이게 한다.

 

기술직이어서 또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겠지만 믿음을
칼질 당한 상처는 언제쯤 치유가 될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