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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BY 들꽃편지 2002-02-27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봄 볕이 내 곁으로 다가온 날은 언제인지 모른다.
그리 길게만 느껴진 겨울은 힘없이 사그러지고
당찬 봄이 뜰에도 창가에도 내 가슴에도 내린다.

가벼워진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길거리마다 넘치고
무심히 던진 한숨속에도 봄바람은 날 달래고 있었다.

사랑이 영원하다 해도 그 끝이 있더라.
젊음이 당당하다 해도 그 끝은 죽음이더라.
욕망은 잡을 수 없다 해도 그 틈 사이엔 허무가 자리하더라.
잉크처럼 어두운 청색 하늘속에도 먹구름이 있더라.

가정해 본다.
만약에 겨울이 없다면
찬란한 봄의 내성을 알게 되겠는지를...

며칠만에 일을 했다.
자꾸 더뎌지는 손 끝을 가다듬으며 일을했다.

여기있는 내가 내가 분명한데
난 자꾸 밖의 움직임을 본다.
내가 밖을 나다니고 내가 들판을 뛰고
내가 산사로 떠날 길을 재촉한다.

내가 그토록 집착하는 사랑이라는 것도
내가 그토록 떠나고 싶은 산사의 오솔길도
내가 앉아 있는 이 곳을 부둥켜 안고 있는 건
수 많은 현실감 때문이다.

또,샛노란 튤립꽃 벙그러진 호수공원 길이 그리워
길 잃은 내가 되어 중얼거린다.

봄은 왔는데..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왔는데...
난 왜 여기에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