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였어요. 비도 오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더니 내 기분도 잿빛하늘마냥 가라앉아 있었어요.
만사가 귀찮아 그냥 하루종일 가만히 있었어요.
말도 않고.
저녁도 하기 싫어 아침에 준 반찬 그냥 줬는데도 얼마나 맛있게
잘 먹는지. 근데 맛있게 잘 먹는것도 꼴보기 싫은 이유는 뭔지.
마누라가 기분이 좀 아닌것 같으면 좀 풀어줘야할거아냐.
눈치가 없는건지. 미련한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고 무지 화나 있었습니다. 밤에 쓰레기 버리려고 나갔더니 상가 치킨집 앞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들어와서 "답답한데 치킨집가서 생맥주나 한잔하고 올까?" 했더니 우리신랑 왈 대뜸 남의 뱃살을 잡고"밤에 먹는 맥주는 다 배로가 배로" 하는거 아닙니까? 이건 웬수야 웬수.
먹기 싫음 싫다고 할것이지. 남의 뱃살은 왜 건드려.내가 이제 무슨 얘길 하나 봐라.하고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월요일 밤이였어요.
신랑친구가 집근처에 와서 전화를 했어요.
전 애들이 안자서 못나가고 혼자 나갔어요.
밤12시쯤 전화가 왔어요. 애들 자냐고? 큰애는 안잔다고 했더니
데리고 치킨집으로 오래요. 그래서 못이기는 척 나갔죠.
갔더니 친구랑 마시고 있더라구요.그래서 나도 한잔 마시고 친구한테 어제 있었던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신랑 또 대뜸 하는말 "요즘 저 사람 뱃살 무지 많이 나왔어. 나오라는 가슴은 안나오고 왜 배만 자꾸 나오냐?" 이러지 뭡니까?
아이고 저게 신랑이냐? 웬수지? 웬수 웬수 저런 웬수가 어딨어?
그랬더니 신랑 친구 왈 "보따리 싸들고 도망 가버려요. 없어봐야 마누라 소중한걸 알지" 이러더라구요
이말을 듣고 있던 우리 신랑왈 " 도망안가도 난 마누라 소중한지 다알어 새끼야"
그래서 내가 그랬죠 "그럼 있을때 잘해 쨔~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