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제 스스로가 컵 라면을 끓여 밥과함께 먹엇나 봅니다.
아이가 학원을 간후 배가?杵?밥솥을 열어보니 밥이 반공기가량밖에 없읍니다.
배는 ?樗린? 새삼스레 나혼자 먹자고 새 밥을 하기가 망서려 집니다.
점심에도 라면을 먹은지라 저녁까지의 라면은 웬지 싫습니다.
궁리끝에, 얼마되지 않는밥을 물을 붓고 끓입니다.
아까보다는 제법되는 양의 저녁밥이 만들어졌읍니다.
뽀얗게 밥물이 우러난 밥을 한수저 뜨다보니 어린시절...
지독히도 배가?樗?그시절에 쌀뜨물에 밥을 넣고 푹푹 끓여먹던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라는분은 그때도 본댁에는 계시지 않았읍니다.
어느곳에서 누구와 생활을 하셨는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하지만 항상 주인없는 밥그릇에 채워져있던 하얀 쌀밥은 기억납니다.
부뚜막위에...혹은 장농안의 이불속에...
한겨울에는 발밑 이불속에...
그렇게 주인없는 밥은 밥그릇에 담기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그, 세곳에서 자리잡고 있었읍니다.
그것도 하루에 세번씩을요.
아무도 먹을수 없었던 그 밥은 그 때 가지나면 새밥속에 함께 뒤 섞여
오빠와 사촌언니...나와 엄마의 밥그릇으로 나뉘어 담아집니다.
그리고 다시 담아놓는 주인없는 밥그릇.
엄마를 이해할수가 없었읍니다.
그리고 매일을 밥그릇에 채워놓는 엄마가 의아스러웠읍니다.
어느날인가 봅니다.
밖에서 동무들과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뛰어놀다 들어오니
배가 몹시도 ?杵記쓴求?
찬장으로 밥솥으로 모두 열어보아도 먹을것은 없고, 김치 항아리 뚜껑을 열어보니
하얗게 골가지가 낀 시디신 열무 김치가 제법 담겨있읍니다.
씻지도 않은 손으로 한없이 퍼 먹었읍니다.
뱅뱅돌이 대접에는 맹물이 하나가득 있었고요.
얼마를 먹었는지요.
짠건지 쓴건지 분간할수 없을정도로 많은 양의 김치를 먹었나 봅니다.
우연히 고개돌린 내 눈에 들어온것은 주인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부뚜막위에 있는 아버지의 밥그릇 이었읍니다.
조금만...표 안나게...손고락으로 한 귀퉁이에서 조금 밥알을 떼어 먹었읍니다.
고소하고...단맛이 돌고...
밥맛이 아닌 꿀맛! 바로 그것이었읍니다.
조금만...조금만...표 안나게.
엄마가 알면 또 보리타작 할것은 너무도 뻔하니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먹는다는게, 꽤나 많은 양의 밥을 먹고 만것입니다.
그날저녁.
엄마의 찰 고무신으로 참...무지하게도 맞?灣윱求?
버르장머리 없다구요.
내가 너를 이렇게 키웠느냐고요.
엄마가 미웠읍니다.
원망스러웠읍니다.
그까잦, 아버지도 없는 아버지의 그 밥을 조금 먹었다고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패는 엄마가...
너무너무 미웁고 또한 원망스러웠읍니다.
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단순한 한그릇의 밥이 아니라 남편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철부지 어린시절에야 제가 무얼 알았겠읍니까?
그저 ?樗?내 배만 채우면 나는 되는것이었지만...
그 한그릇의 밥속엔 아내의 정성과 마음, 사랑...
그 모든것이 담겨있음을...
지금은 알것 같습니다.
그렇게 끼니때마다 따듯한 밥을 퍼 놓으시고는 하마나~ 하마나...
남편을 기다렸을 그 아내의 마음.
그리고 오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보다는 찬밥은 당신과 자식들에게
주시고는 다시또, 남편의 빈 밥그릇에 밥을 담아놓는
그것이 엄마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셧는지...
아니면 아내의 남편에 대한 도리였는지...
지금도 알수는 없읍니다.
오늘저녁, 모자란 양의 밥을 한그릇의 물과함께 끓여 먹다보니
옛 생각이 났읍니다.
결국은 그 한공기밖에 되지 않는 그 양 조차도 모두 다 먹지못하고는
그냥, 이렇게 컴앞에 앉아 주저리 주저리 해 봅니다.
내가 엄마의 입장이었다면...
과연 나는 엄마처럼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위해 끼니때마다 새 밥으로
남편의 밥그릇을 채워 놓을수 있을까?
가만...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