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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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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연인이 있었습니다..


BY o풀꽃향기o 2001-10-27

두 연인이 있었다.

둘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어느 새 사랑스러운 아기까지 생겼다.

두 사람은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다.


그리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자신들의 집도 있었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아이는 별 탈없이 잘 자랐다.


그리고..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변함없는 사랑이 둘을 행복하게 했다.


그러나 깨지기 쉬운게 행복이라고 했던가..


어느날 멀쩡하게 놀던 아이가


갑자기 숨을 못쉬며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아이는 울지도 못하고 숨만 켁켁거렸고,


놀란 그들은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의사는 가망이 없다며


앞으로 세달을 넘기지 못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절망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곳저곳 수많은 병원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어느곳에서도 대답은 한결같았다.


모두 고개를 젓는 것이었다.


그들은 지쳤다.


여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듯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울고 있는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아이를 살릴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거야.."


그녀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그의 진실된 눈빛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힘을 냈다.


여기저기서 좋다는 약은 다 샀고


굿..기도..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 중 어떤 것은 그들의 사정을 알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의 가짜약이었지만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때문에 그들은 다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약속된 날짜는 점점 가까워지고 그녀는 다시 희망을 잃었다.


그들의 조그만 집은 이미 넘어간지 오래였고


빚까지 진 상태였기 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잃어설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지칠수록 더욱 더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위로하고 사랑으로 그녀를 달래주었다.


그녀는 정말 남편에게 감사했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아이와 동반자살이라도 했을 것이다.


남편때문에 그녀는 몇번이고 다시 일어섰다.


그런데..그런 그녀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 버렸다.


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니...


우연히 동네 아주머니들의 말을 듣고


그녀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새로운 여자.


그 여잔 그녀보다 젊고 재산이 아주 많다고 했다.


그리고 아주 아름답다는 소문도 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남편을 믿기로 했다.


그래..소문일뿐이야..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녀는 남편의 그 진실했던 눈빛을 굳게 믿었다.


적어도 그런 눈빛을 가진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그녀는 정성스레 차린 저녁과 따뜻한 미소로 그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다른때완 달리 냉소적이고


굳은 눈길로 그녀를 한 번 흘깃 쳐다본 채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남편의 눈에서 뭔가를 느낀 그녀는 얼른 그를 따라들어갔다.


그녀는 남편이 힘든 막노동일로 지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뒤에서 그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세게 밀쳐냈다.


놀란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전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하자"


"!!!!!!!!"


갑자기 아득한 벼랑끝이 보인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쓰러졌다.


꿈만 같았다...꿈을 꾸고 있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여전히 그녀의 남편은 잔인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진실만을 나타내는 그의 눈에서


방금 그가 한 말이 진심임을 읽었다.


그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에게 물었다.


"그..여자...때..문..인...가...요...?"


".......난 이제 지겨워졌어.


더이상은 이런 생활 하고 싶지 않다.


병들어 죽어가는 자식에


힘없이 축 쳐져있는 니 모습...정말 지긋지긋해!!"


그녀는 한계가 왔음을 알았다.


그리곤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이틀 후, 그들은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녀는 남편을 설득하지 않았고 그에게 매달리지도 않았다.


이건 배신이었다. 그토록 믿었던...


늘 자신을 잡아주었던 그녀의 남편은 더 이상 그녀의 곁엔 없었다.


대신 돈을 위해 사랑과 자식마저도 버린


한 비열한 남자만이 있을뿐이었다.


그녀는 더이상 그를 보고싶지도 않았다.


더 견디기 힘들어질 게 뻔하지만


그녀는 망설임없이 남편을 놓아주었다.


이제 그는 그녀와 그녀의 자식을 잊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증오에 휩싸였다.


남편에 대한 무섭도록 강렬한 증오는


곧 그녀의 삶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악착같은 삶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달...또 한달...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의사가 얘기했던 세 달이다.


그녀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가끔 그녀는 남편생각에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녀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채찍질하며 그를 잊어갔다.


시간은 무심하게도 흘렀다.


그녀는 아이에게 먹일 약을 달이고 있었다.


밤새도록 보채던 아이가 간신히 잠들었기 때문에


한숨을 돌리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놀란 그녀는 신발로 벗지 않은 채 방안으로 달려갔다.


아이는 심하게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같았다.


"아아..안돼..안돼..여보..여보..우리 아기가..."


그녀는 울부짖었다.


아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구나...


두려웠다...


남편이 그토록 보고싶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자신을 버린 사람이지만 떠나가버린 사람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녀의 사랑이었다.


오직 하나뿐이었던 그녀의 믿음이었다.


그녀는 아이를 꼬옥 안고 흐느꼈다.


이젠..이젠 더 이상..


한참을 울던 그녀는 갑자기 이상한 기책을 느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지러지게 울던 아이가 조용한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가


아이를 보았을 때 아이는 이미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아이의 몸을 쓰다듬던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불덩이같은 열이 내린 것이다.


갑작스런 기적에


그녀는 아이가 자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아이의 옷을 벗겼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아이의 몸을 뒤덮고 있던 종기같은 것들이 말끔히 사려져있었다...


그녀의 아이가...나은 것이었다.


믿을 수 없는 기적이었다.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아이는 그 원인모를 병을 완전히 보내버린 채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곧 그녀의 주위사람들에게 그 소식이 전달되었고


이웃들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없는 재산이었지만 그녀는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작은 잔치를 열었고 모두들 행복해했다.


정말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커다란 행복을 나눈 후


사람들을 보내고 그녀는 오랜만에 옛날사진들을 꺼내보았다.


거기에는 그녀가 혼자찍은 사진이 없었다.


어딜가든..항상 그녀의 옆에는 그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 기쁜 소식을 그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쓴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치웠다.


전화벨이 울린 것은 그때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전화를 거셨으면 말을 하셔야죠!"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바로 그 때 한 음성이 그녀의 귓가를 때렸다.


"끊지마..."


아주 오래전에 잊은 것같았던


낯익은 음성.. 그였다.


그녀는 떨렸지만 침착을 잃지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무슨 일이죠?"


"아이..나았다며...축하해..."


그의 목소리는 술에 취했는지
발음이 부정확했고


떨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을 잃지 않았다.


"그런데요?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날..많이..싫어하는구나..그래...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럴 수밖에 없겠지라니..무슨 뜻일까..


"할 말 없으면 끊어요"


"아..한번만..한번만 만날 수 있을까..?


지금 당장...집앞으로 나올 수 있어..?"


남편의 목소리가 젖고 있었다..


나쁜 사람..이제와서...이렇게 울며 날 보자는 이유가 뭐예요..


그녀도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겐 남편을 향한 동정심보다는 증오가 더 깊었다.


그녀는 최대한 냉정하게 말했다.


"끊어요."


그는 더 이상 애원하지 않았다.


다만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행복해...꼭..행복해..."


달칵.. 뚜.뚜.뚜.. 빈 신호음이 그녀의 귀를 섬뜩하게 건드렸다.


왠지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애써 머릿속에서 그 일을 지워 버렸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뉴스를 보고 실신하고 말았다.


바다에 빠져 익사한 남자...


그의 이름..그의 얼굴이었다.


일주일 후 그녀의 앞으로 한통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겉봉에는 '사랑하는 당신에게' 라고만 적혀있을뿐


보내는 사람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편지의 발신인을 알 수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는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 이제와서 이런 편지를 쓴다는 게 자체가 우습지만


죽기전에 오해를 풀고 싶었어..


먼저..날 용서해달라는 말을 감히 하려고 한다..


우리..영원히 함께 하자고 했던 그 약속..기억하지..?


지키지 못하고 먼저 가서 미안해..


사실은...난 악마와 계약을 했어..


병원에 다녀온 마지막 날.


우연히 만난 한 남자가 내게 이런 제안을 하더군..


당신의 아이를 살려줄테니 당신의 목숨을 달라는...


믿기지가 않았어..왠 정신병자가 장난을 하는구나..했지..


그러나 그는 진짜 악마였어..


순간 당신 생각이 났어...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당신..


이런 말 하면 화낼 걸 알지만 우리의 아이보다도 내게 더 소중한 당신...


그런 당신이 사랑하는 아이이기에


난 어떻게든 아이를 살려보려는 생각에 승낙했어..


그리고.. 그런 내 눈에 걸리는 건 당신의 모습이었던거야..


오직 나 하나만 믿는 사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당신의 모습...


내가 떠난 후 혼자 남겨져 나만 보며 살아갈


당신의 모습을 차마 상상할 수 없었어.


그래서...그토록 모질게..널 떠난 거다...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에..마음 많이 아팠지..?


내가 조금만 더 능력이 있었어도 이렇게 까지는 되지 않았을텐데..


많이 부족한 나..


나같은 놈도 믿을 데가 있다고 따라와준


너에게 내 모든 사랑을 주고 싶었다..


시간이 얼마 없구나..전화할게..


한번만..마지막으로 한번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나에 대한 증오만 남은 너란 거 알지만..


그래도...죽기전에 한번만 더 널 볼 수 있다면....


미안하다..이 말밖에 할 수가 없구나..


너무나 사랑해서 미안하다..조금만 사랑할 것을..


끝까지 나란 놈은..널 이렇게 아프게 하고 떠나는구나..


나.. 다음세상에서는...널 이렇게 떠나지 않을거다..


한번 더 널 만난다면...


결코 이렇게 바보스럽게 널 아프게 하지 않을거다...


다음세상에서도...날..사랑해줄 수 있니...?


하...이제...가야할 시간이다...


아직..할 말이 너무도 많은데...


이제...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이구나...


정말..많이..사랑했었다..


진심으로 너라는 한 존재를...가슴깊이..사랑했다...


그리고.. 영원히...사랑한다....


편지의 끝은 그렇게 되어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눈에서 흘려내린 따뜻한 눈물도 느끼지 못한 채


소리없이 무너져내렸다.


그토록..믿었던 사람..그게 그의 사랑이었다..


아무도...몰랐던..그게 바로 그녀를 향한 그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는 깨닫고 있었다.


증오는 사랑의 반대편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란 걸...



♡이 가을 사랑을 하고 싶은 


..받고 싶은 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어요. 

꼭 들러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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