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이 칙칙거리며 " 주인님 다 됐습니다 " 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
요새 거의 일주일쯤 이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우리집에서 나누는 대화아닌 대화이다
무슨애기냐구요?
저 요즘 죽순이가 되었거든요
아버님이 통 식사를 잘 못 하셔서 매일 이렇게 죽을 쑨답니다
그것도 매일 바꿔가면서.
호박죽, 시금자죽, 팥죽, 녹두죽, 잣죽, 깨죽 등등.................
죽 종류가 무진장 많은 것을 새삼 느끼면서요.
그런데 그 단단한 곡식들을 그냥 냄비나 솥에다 익히려면
연료는 고사하고 시간이 얼마나 많이 들겠어요
그런데 암력솥은 아무리 여믄 돌같은 것이라도
일이십분이면 말랑말랑하잖아요
믹서기는 어떻구요
팥이나 녹두는 그 껍질을 걸려내야하니까
품이 드는것은 말 할것도 없고 참 하기 싫은 일 목록에 상위순이지요
잣이나 깨, 쌀을 절구에 일일이 찧거나 분마기에 갈아야하는데
믹거기에 넣고 드르륵 돌리기만하면 되니까
시간 절약, 수고도 절약, 그러니 감사해서 절이라도 하고 싶다니까요
예전에 별미로 죽을 쑬때에도 조금만 성의없이 하면
꼭 껍질이 보여 정성이 부족한듯해서 여간 신경이 쓰였는데
곡식 껍질이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한다니까
맘 놓고 싹싹 갈아 죽을 끓일라치면 한시간정도에 끝~~~~~~~~
그래서 믹서기에도 고맙다 연발......................
아는 어른분이 말씀하시길
예전에 시어른 모실때 옷에다 실례하면 빨래 빨때
고무장갑에게 감사했다더니
나도 " 압력밥솥아 믹서기야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