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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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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를 찾아서


BY 스카렛 2003-07-15

니모를 찾아서


집안 전체는 다섯살박이 아들녀석의 난장 판 천국이다.

아침에 눈을 떴다 하면 우리 부부는 또 전쟁이 시작되었구나 하고

아내는 누굴 닮아 저렇게 나대고 설치는냐고 따져 묻기나 하면

나는 그저 허허 웃고만 만다.

어릴 때 나도 어머니로부터 많이 나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이 녀석처럼 집안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성 싶다.

아내는 부전자전이라며 계속 나를 몰아 세울 때 하는 수 없이

나는 아들 편을 들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얼굴과 몸 전체에 어디 상처가 나지 않는 곳이 없다.

매일 얼굴이고 다리이고 밴드를 붙이거나

연고를 바르지 않은 날이 없다.

도대체 뭐가 될려고 이럴까 아내는 걱정을 쏟아 놓을 때 마다

어린 아이니까 그렇지 하고 위로를 하지만 ,

내가 봐도 다른 아이에 비해서 몇 곱절 설치는 게 분명했다.

아내는 아들에게 시달려 저녁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 속에 빠져 들곤 했다.

아들은 잠도 없어 나보다 더 늦게 잠이 들어 뒷처리까지 책임져야 했다.

세탁실에는 아이가 망쳐 놓은 옷만도 광주리에 가득 차 있다.

아내를 이해 못하는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이만 다구칠 수도 없는 노

릇이었다.

이때 때 마침 미국출장 길에 나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는 중인데 아내가

덥석 하는 말이

아이를 좀 데려갈 수 없냐고 했다.

무슨 소리하는 거냐며 회사 일로 가는데 아이를 데려 갈 수 있느냐고 팔

짝 뒤었지만

휴가를 내어 함께 구경을 하고 오라고 했다.

그 아이디어도 참 괜찮았다.

호기심 많은 이 녀석을 미국이라는 커다란 나라를 보여 주고 싶었다.

비행기를 올라 타서도 집에서처럼 설치면 어쩌나 싶었다.

그렇게 나대던 아이가 신사는 저리가라는만큼 얌전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

닌가.

그 모습을 보고 또 감동을 받았다.

아이는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면서 두 눈이 더욱 초롱 초롱 빛나고 새로

운 호기심이 발동 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함께 손을 잡고 아이들이 좋아 하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

관람 했는데 ,아들녀석은 그 영화에 푹 빠져 숨소리 조차 내지 않았다.

그 영상만 보아도 아이는 무슨 뜻인지 알아 차렸는지 혼자 키득키득 웃기

도 하고 무엇인가

심각한 표정을 짓기고 하고 나 보다 더 좋아 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아내는 자기가 너무나 힘든 나머지 내게 아이를 딸려 보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전화에 대고 울먹거렸다.

나는 더 깔깔깔 웃으며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아내는 믿지 못한 것인지, 아이를 바꾸어 달라며 아빠만 잘 들이라고

아이에게 타이르고 또 타일렀다.

미국에 온지 삼일도 안되었는데 아이 입에서 오 ! 예! 예! 썰!

이렇게 대답 하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울다가 웃느라고 통화도 채 하지 못했다.

일주일을 잘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애지중지하던 금붕어를 아들 녀석



어항에서 꺼내어 화장실 변기 속에 집어 놓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나 당황한 너머지 아이를 다구치려 하자 아이는 태연하게

서서 영화에서 본 것처럼 고기를 물로 돌려 보내 주기위해서 였다고 말했

다.

번득이는 아들의 창의력! 그 아이디어와 호기심이 저렇게 어이를 진지하



무엇인가 새로운 세계를 향해서 꿈꾸고 있다는 앞에서 나는 와락 끌어 안

았다.

잘했어! 이렇게 외치면서 이러한 창의적인 생각을 꾸중으로 다 꺾어 버린

다면

아들의 그 무한한 상상력을 일시에 다 빼앗는 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뒤 아들의 편을 들어주었다.


이청리 모임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