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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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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생일날


BY mhmi 2001-01-10


지난 일요일은 친정엄마 생신이였어요.
엄만 요새 허리가 아프셔서 디스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니고 계셨어요.꾸준히 받은 치료덕택에 조금씩 호전이 되던 중,
경기도 이천에 사는 오빠네집서 엄마생신을 차린다기에, 부랴부랴 토요일 저녁 혼자사시는 엄마를 모시구, 내려갔지요.
모처럼 오손도손 모여앉은 오빠네와 우리 그리고 남동생네 식구들을 바라보며, 엄만 흐뭇해하시며 그 날 저녁은 아주 즐거운하루였답니다.
어린조카들의 재롱과 초등학교에다니는 우리 두아들 그리고 중학교ㅇ다니는 큰조카까지 모두모두 흥겹고 즐거운 생일 전야였답니다.
생일날 아침은 눈이 펑펑 내렸어요.
아이들은 아무생각없이 이른아침부터 뛰어나가 눈싸움을 하고 놀았지요.
어른은 어른대로 걱정은 뒤로 물러둔채. 모처럼 휘날리는 눈발에 넋을 놓구 있었구요.
생신상을 다 차리고, 미역국을 뜨는순간, 목욕탕,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거예요.
"아이쿠, 얘들아 악?"
이게 웬일입니까,
눈바닥도 아닌 목욕탕 바닥서 엄만 쭈르륵 넘어지신거예요.
얼마나 호되게 엉덩방아를 찌셨는지 일어나시지도 못하는 거예요.
그 날 엄만 아침 생일상도 못받은채 응급실로 실려가야 했어요.
요추 꼬리뼈가 부러졌다는 의사의 말,꼼짝없이 한달을 누워만 계셔야 한다는처방을 받았지요.
우린 어쩔 수 없이 엄말 이천에 남겨두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왜 이렇게 속이 상하는지,
자꾸 눈물이 나려구해요.
울엄마 혼자 사시는 가엾은 울엄마가 불쌍해서요.
엄만 늘 그러셨어요.
딸이든 아들이든 혼자 살 수 있는한은 혼자 지내신다구요.
자식에게 힘이되면됐지 절대 짐은 되지 않겠다는 그런생각때문에
남들이나 며느리에겐 강해보이겠지만 , 딸인 전 알 수 있거든요.
울엄마가 얼마나 외로움을 많이타구 약하신지요.
제발 원래대루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자꾸 아빠가 원망스러운거 있죠.
십년전 돌아가신 아빠가 야속하기만 한거예요.
혼자남겨두고 가셨음 건강하게나 해주시지, 암수술에 허리디스크에
이젠 아예 부러지기까지 하다니,
엄만 우리아이들이 아프거나 내가 아플때 항상 곁에 계셔 주셨었는데, 막상 엄마가 아픈 지금 전 두아이들과 남편을 핑계로 꼼짝도 못하고 있답니다.
난 왜이렇게 무력할까요.
너무너무 속상하는 한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