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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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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 지키는 삽살개


BY 융화 2003-07-12

나는 집 지키는 삽살개야!

내가 심사가 꼬이면 남편에게 늘 하는 말이다.

" 하루종이루 눈을 부릅뜨고 집을 지키다가

 주인(자존심이 허락 안 돼도 표현상)이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반가이 맞으며 폴짝폴짝 뛰며 끼뻐해야 하니까 "

그러면 남편이 그런다

" 또 왜 이래 " 하면서 눈치를 살핀다.

 

나는 늘 집에만 있다

우리집에서는 별명이 수시로 빠뀌지만

가장 오래된 별명 효자(부모가 죽을때까지 함께 살거니까)

강아지(통통하고 하해서)  똥방구(아무데서나  뿡뿡대서)

미남(인물이 멀끔해서)등등...............

이렇게 온식구들이 즉석에서 이름을 붙여 부르는귀염둥이지만

한두살 지능인 23살짜리 막내 아들이 있다.

 

딸말대로 기쁨조가 있어서 항상 웃으며 살고 있다

그렇지만 덩치만 23살이지 애기니까

하루종일 그녀석한테 눈을 떼면 안되는게 내 일상이다

그 뿐인가

나사는 아파트 앞 원룸에 시부모를 모셔놓고 오년째 식사를

하루에 한번씩 날라다 드린다

나는 준비하고 직장 다녀온 남편이 주로 나르지만

어디 어른 모신다는게 식사뿐이던가?

그래도 일년여 전에 치매이시던 어머님이 세상 뜨시고

일이 훨씬 줄었지만  어른 모셔본 분들은 알것이다.

 

내가 아는 남들은 나를 볼때 심란한 눈빛으로 본다

그렇지만 나는 웃으며 산다

내가 살기위해............

소설가 김인숙이 어느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 사람은 희망에 사는게 아니라 고통을 견디느라 사는 것이다 " 라고

내가 견디느라 사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고통으로 생각하면

너무 힘이드니까 살기위해 늘 마음을 다스리고 다짐한다

내가 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감사한일 아니냐고...............

 

그래도 가끔은 가슴 저 밑에서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면

그게 얼굴에 나타나나보다

그러면 식구들은 불편해하고 웃음이 사라진다

그래서 하는 말이 삽살개 타령이다.

 

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