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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라고 부르는 남.자.


BY 올리브 2003-07-09

선생님이라는 호칭대신 애매하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고 걸리적 거리지도

않게 맘속에서 편한 울림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호칭을 바꾸기로 한날..

 

오빠라고 부르기로 작정하고 불러보긴 했는데 늘 어색했다..

세상에 오빠라고 부를만한 존재도 없었기땜에도 그랬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익숙한 내가 태어나서 첨으로 불러야 한다는 억지같은 우스운 부담땜에 연습이

필요했다..

 

근데 너무도 웃긴게..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그 단어가 내게 딱 맞는 옷처럼 너무도 편하게

느껴지는거다..

그리고 우스워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드라마를 보다가 나이가 한참 먹은 여자가 남자한테

'' 오빠... 어쩌고.. 저쩌고..''

하며 딱 달라붙는 말투를 듣고 생각보다 괜찮네.. 나이 들어서도 저렇게 불러대는

남자가 있다는게 괜찮네.. 하는생각에 잠깐 부러웠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근데 내게 오빠라고 부를수있는 남자가 생겼다..그리고 ... 그 바뀐 호칭땜에 맘을

비우는 인내를 견뎌야했다.. 뭐든 다 좋을수만은 없다는 말 ..

 

내가 살면서 살아가면서 살아내면서 어쩌다 뒤돌아서 기억할수있게 맘 한구석에서

가만히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오빠란걸 느끼게 해준 그 남잔 내게 고마운 남자다..

 

오빠라고 부르는 남.자.

 

가끔은 내 곁에서 아깝지만 떨어져서 가만히 부를수도 있어야 한다는걸 알게해준

오빠한테 이 여름을 다아 주고싶은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