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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날의 풍경(추억의 한 페이지)


BY 못난딸 2001-01-08

내 어린시절 어느 겨울날!
하얀 눈이 밤새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아버진 우리들을 부르신다.
"얘들아~,밖에 나와~봐~"
"눈 왔어~눈~"하고 부르신다.
우린 눈이 동그래져 문을 열고 내다보며 다같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야~,눈이다~눈~"
우린 장갑을 찾아 끼고 부리나게 쫓아 나간다.
아버지께서 먼저 우리에게 눈싸움을 거신다.
눈뭉치를 뭉칠동안 뒤에 몰래 와서 던지신다.
그럼 우린 한편이 되서 아버질 향해 눈뭉치를 던지기 시작 한다.
눈밭을 뛰어 다니며 미끄러지기도 하고 손이 시려워 호~호하고 입김도 불면서 우리들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아버지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흐른다.
하~하~,호~호~,히~히~,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들~~~
당신이 더 즐거우신것 같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우리들과 신나게 놀아 주신다.
이젠 눈사람을 만들기로 했다.
어느새 아버진 저기서 둥그렇게 눈을 굴리고 계셨다.
우리들 질세라 언니,오빠와 함께 눈을 굴려 보지만 예쁘게 되진 않았다.
비록 깨끗하게 굴리진 못해지만 어느정도 둥글게 되었다.
우리 얼굴보다 몇배나 큰 눈덩어리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얼굴엔 검은 숯으로 눈썹도 그리고,나뭇가지 주워서 손도 만들고 스텐 세수대야로 모자도 씌우고 멋진 눈사람이 되었다.
흐뭇하게 쳐다보는 우리들...
지금 그눈사람은 없지만 아직 난 그때의 일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당시 동네 아저씨나 아버지들은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이고 점잖게 행동하시느라 아이들과 잘 놀아 주지 않으셨다.
하지만 울 아버진 엄격하고 권위를 내세울땐 내세우시고 자상할땐 자상하게 대해 주시고 그 상황하게 맞게 대해 주셨다.
우리의 맘을 헤아려 동심으로 돌아가 놀아 주실땐 동네 아이들이 즐거워 하면서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 보았다.
눈이 오는 겨울이 되면 그때의 일이 떠오른곤 한다.
나도 함박눈이 내리면 아이들과 눈위에도 뒹굴면 신나게 놀아 주어야지~!
훗날 나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 되도록.....
그런데 여기 언제 눈다운 눈이 펑~어~펑~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