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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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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던 시절의 친구들...


BY 쌈바 2001-09-19

^.^

가을의 푸르른 하늘위로..지금밖에선.. 데모노래가 한창흘러나온다..

한달전부터 사무실주위엔 이마위로 빨간 천을 두른사람들이 진을치고

하루를 마감하는 퇴근시간까지..쩌렁쩌렁..음악을 틀어댄다..

가을의 맑은 공기도 창문틈새로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닫아놓은지

오래다...

따르릉..전화한통이 울린다..

반가운 여고시절 친구.... 이름이 순희다..

처음 그 아이의 명찰을 보고.. 짓궂은 난..'순희야..노올자~~'하면서

그아이를 놀렸댔다..

넉넉한 웃음이 좋은친구.. 내가 세딸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는 지금

그도 믿기지는 않지만..두아이의 엄마로 있다..

어느날..부턴가..그렇게 조금씩이라도 연락하고 지내던 친구들한테서

연락이 끊겼다..

열손가락안으로 꼽히고도 모자라던 많던 내 친구들이 지금 연락되는

친구라곤.. 다섯손가락안에 들려나..

순희를 통해서 전부터 애착이 가던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무심한 친구.... 그아인 신랑따라서 이사를 자주가곤 했다..

여지없이 이사가서 몇달후면 연락처를 갈켜주곤해서 연락이 끊기진

않게 서로 연락이 오가곤 했는데..

몇해전부턴가..아예..정말..죽었는지..살았는지 싶게 연락이안되었다

그래도 내 연락처는 알고 있었을텐데..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잘 싸우고 잘 어울렸던 친구..

그아이와 편지를 주곤받는게 하나의 큰 낙이었는데..

난 예쁜편지지에 예쁘게 써내려간 편지를 보내면..그아인..

엉망진창의 글씨로..그것도 연필로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쓴편지인걸

금방이라도 알아볼정도로... 외관상으론 성의없게 써내려간 편지

였어도...그래도 마냥 좋았던..그런 친구였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자를 만나면서..

어느순간에선가..서로에겐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있었던것같다..

아마도 비슷한 성격에..비슷한 환경에..

그가 일주일먼저 결혼을 했음에..혼수준비며..신혼여행이며..

결혼을 해서도 난 그아이에게 참 많은 집착이 갔었지만..행동으로

뭐든지..그아이와 빗겨나갔던것 같다..

지금은 그도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내가 세째를 낳은것도

모를것이다..

지금 어느 지방에서 작은 십자수 가게를 한단다..의외였다.

그아이의 연락이 없음에 너무 화가난다.... 그러고 그아이에 대한

나의 이 집착이 싫고...

그는 전화기에 숫자만 꼭꼭 눌러대도 내가 금방 자기를 반겨줄것도

모르는것 같다... 그만큼 내가 그에게 거리를 두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

그냥..허탈하다..

아이들의 엄마로 살면서..아내로 살면서...

문듯 문듯..나라는 자아를 깨우쳐주는 친구들이 점점 없어짐에...

살면서..그렇게 다람쥐 체바퀴 돌듯 살면서..너무 많은 것들을

내가 다 잊어버린것 같다.....

그아이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연습장에 끄적끄적 아무거나 낙서를

해본다...

막상 통화가 되어도 난 아마도 그아이를 만남에 기쁨의 환호성보다는

말로표현할수 없는 화를 그에게 낼지도 모르겠다....


**수첩에 빼곡이 채워졌던 친구들의 이름이 빨간볼펜으로 그어져간게
수도 없이 많을것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잊혀져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