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딸 이현이가 귀에서 냄새가 나는겁니다.
며칠전 목욕할 때 실수로 귀에 물이 좀 들어갔거든요?
놀라서 수진이랑(이현엄마 내 며느리)이비인후과에 갔지요?
병원에 웬 사람이 그리 많은지 약 90분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데 옆에서 함께 기다리던 재미나게 생긴 아저씨
한분이 이현이를 얼러주면서 귀여워 하는겁니다.
자기도 귀가 아파서 왔노라고! 고막이 터졌다면서
수술하라는데 걱정이랍니다.
염려가 되기에 인사치레로
"어쩌다가 그러셨어요?" 했더니
"제 아들녀석에게 맞었습니다." "4살짜리 아들녀석에게
한방 얻어 터졌어요" 잠시 의아해 하니까
아들하고 레슬링 씨름 권투를 하며 놀아주다가 잠깐 테레비
프로를 보느라 방심한 사이에 아들이 일격을 가해와서 한방
터졌는데 맞는 소리를 부엌에 있던 아내까지 듣고 달려왔대요.
너무 충격이 컸는데 병원에 와보니 고막이 터져버렸답니다.
고막이 생성이 안되면 인조고막을 넣는 수술을 해야한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그 아저씨 얼굴에 대해 말하고
싶은겁니다.
너무나 자랑스럽게, 그리고 내 아들이 보고싶거나 궁금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엄청난 자랑거리를 제공한 것 처럼 신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옛날에 손주 이뻐하다가 수염 끄들린다는 말은 들었어도
네살짜리 아들에게 따귀 얻어터지고 자랑하는 얼간이 아저씨를
보고는 울어야 하는건지 웃어야 하는건지? 아연했습니다.
제가 확인을 하지 않았겠어요?
"아저씨는 지금 아들이 자랑스러우신거죠?" 정곡을 찔렀지요?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어요. " 아무도 안 믿어요!
네살짜리 아들에게 얻어터지구 고막 수술하게 되었다니까..."
라고 말하였습니다. 아직도 아저씨는 오직 아들이 대견하기만
한 모양입니다. 물론 외아들이랍니다.
이 아이가 다음엔 무슨 일을 저지르고 아빠를 흥분시킬런지?
궁금합니다. 은근히 걱정도 되구요.
난 아직 이현이에게 뺨은 못맞았거든요?
목말 태우다 머리끄덩이 잡혀보긴 했지만두...하하하
이현이 할아버지요? 물론 넥타이 잡아댕겼지요 하하하
무엇이나 이쁘게만 허락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안된다고 하면
아이는 혼란을 일으킬텐데...되고 안되는게 분명하긴 해야
할텐데 이래두 예쁘구 저래두 예쁜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