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이 정말 곱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이른 아침 집을 나선 뒤 바라본 하늘은 너무 푸르러서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들녘에 가을이 가득합니다.
제가 사는 이곳에서 아주 가까이 논과 밭이 있습니다.
포도나무 아래서 아주머님들의 분주함이 보입니다.
벼도 이젠 아주 옅은 노란색으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갖 새들이 아침을 열어갑니다. 잠자리와 가을 곤충들이 자기 생존을 알리는 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다 함이 새삼스레 감사하고 싶은 하루입니다.
이곳으로 이사 온 것이 정말 잘했다 싶어집니다. 그렇게 아침 가을을 맞이한 오늘 무지 행복해 집니다. 베란다 문을 열고 가을 공기를 집안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저는 김치를 담그려 합니다.
제가 담근 김치를 정말 맛있게 먹어 주는 착한 이웃과 국화꽃을 안겨준 아름다운 이웃과
나누려고 합니다. 그래야 겠습니다. 서로에게 작은 감동이 되는 일들을 서둘러 진행하려 합니다. 내 생각에 갇혀 꼼작도 할 수 없었던 시간을 보내놓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가장 가까운 내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에게 기쁨이 되어 주는 겁니다.
작은 감동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자기 형편 접고 내 불행에 함께 동참할 친구에 대한 부재를 생각하기에 앞서 내가 그런 벗이 되어야 겠습니다.
내 남편과 내 아이들에게도 내 가슴을 보다 크게 열겠습니다.
이렇게 맞이하는 아침은 정말 호사(?)스러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게 허락된 이런 호사스러움에 감사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