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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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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슬프다(13)- 우리 엄마(8),,, 부도


BY 에스더 2003-06-12

오늘 잔잔한 비가 하늘에서 내린다.
가끔씩 하나님께서 비를 나리어 주어야 사람들은 교만으로 쳐든 목소리 겸손히 낮추고 신을 부인하던 사람들도 한번쯤은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자연의 섭리에 신비로워 하며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신의 존재를 몸소 체험하기도 한다

남들은 나를 보고 참 바쁘게 사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나 보다 더 힘들게 일생을 살고 있고 지금도 고달픈 삶의 수레바퀴를 힘겹게 밀고 가는 엄마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그에 비하면 100분의 1도 힘겹지 않다고 정말 아무렇지 않다고 느낀다.

역지사지라 할까.
나의 어린시절에 고생이 지금은 나에게 역지사지가 되어 힘든 일이 있어도 그것이 실제 남들이 보기에 힘겨운 일일찌라도 설령 나 자신에게 느끼는 무게의 질량은 너무나 가볍고 그런 것까지도 감사하게 안을줄 아는 내 안의 나를 크게 크게 키웠으니 젊은날, 어린시절의 고생과 환경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되어 어떤 고통속에서라도 어떠한 고난이 와도 이겨나갈 세상을 헤쳐나갈 나의 큰 버팀목이 되어 있다.

카드빚만 정리를 하고 달랑 하나 있는 엄마가 논에서 아이를 낳아가면서 까지 힘겹게 마련한 그 시절에 그 집을 장만함으로서 세상에 천하장사 그 누구 부럽지 않고 가슴 뿌듯했다는 그 집을 사채 빚 중에 하나로 정리하고 그래도 남은 사채빚들은 우리들 자식들의 가슴과 사위들에게 분산되어 꽃혀 있고 엄마는 고모집에 일을 나가신다.

휴게소 일이라는 것이 아침 5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일임에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알리라.
15년 가까이 보험일을 하시고 체력도 많이 떨어진 엄마에게 일이 힘들기는 힘이들었던 게다.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서 벌써 입술이 터지고 입술 위에 자리 잡은 보기 흉한 종기는 엄마를 쳐다보고 싶은 마음을 싹 가시게 했다.

잊을 만 하면 고모의 전화-
너희 엄마 당장 데리고 가라는 둥, 도저히 마음이 안 맞아서 일을 못 하겠다는 둥, 너희 엄마가 얼마나 지저분하고 마음에들지 않게 일을 하는지 도대체 손발이 맞아야 부려 먹겠다는 둥, 친척이라도 내 돈 축나면서 데리고 있지 못 하겠다는 둥, 외진 휴게소 밤도둑을 지키는 수십마이의 개 오줌을 엄마가 잘 못 누인다는 둥, 너희 엄마는 하루 종일 김밥만 말고 있다는 둥....
엄마에 대한 불만의 화살이 전부 내 가슴에 와서 꽃힐 때가 새벽녁일수도 있고 밤 늦은 시간일 수도 있고 남편은 인상을 있는 대로 찡그리며 또 전화냐는 식으로 방으로 들어 가 버리고 모든 비난의 화살을 듣고 있어야 되는 내 마음의 꽉 그만 두어 버리라고 하고 싶지만 당장 나가야 하는 이자며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벌어야 되는 엄마가 걱정이 되어 그 말도 차마 할 수가 없다.
그저 엄마에게 전화하여 제발 고모 비위 좀 맞추며 일을 할 수 없냐며 닥달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