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공간에서 늘 어제와 같은 오늘의 연속이지만 아가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우리들의 세포는 날마다 젊음을 잃어 갑니다. 매일 시간에 쫓기어 살다보니 시간의 흐름도 잘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문득 바라본 가로수 잎에서 계절을 바라보고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 냅니다. 연두빛 여린 은행잎들이 찬 바람에 견디지 못할까 걱정하고 금방이라도 떨어져 버릴까 맘 졸였는데 그들은 어느새 짙은 녹색잎으로 젊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세찬 비 바람이 불지라도 끄덕없게 늠름한 모습입니다. 아침마다 집을 나서며 빨리 준비 한다고 노력하지만 늘 그 시간이 되고 맙니다. 허둥지둥 서둘러 나오다 보면 때로는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나올때도 있고 금방 버스가 지나갔는지 30분 이상을 길에서 흘려 버릴 때도 있습니다. 조금만 미리 준비 했더라면 하고 아쉬워 하지만 하던 버릇을 잘 고치지 못하는 나날들입니다. 요즘같은 장마철에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나오면 행여 비가 올까 염려하고 걱정합니다. 1분만 빨리 나왔으면 충분히 탈 수 있는 버스를 그야말로 지나간 버스가 되게 하고 나면 발을 동동 굴러 보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언제 우리에게 오실지 모습니다. 도적같이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신랑 오실 때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처녀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 입니다. 여린 은행잎이 이렇게 장성할 수 있었음은 때를 따라 준비하고 영양을 보충한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 하였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밝고 환한 내일이 틀림없이 펼쳐지리라 확신합니다. 언제 비가 올까 염려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우산을 준비 합시다. 준비한 자의 마음은 느긋하고 푸근하고 가슴 뿌듯할 것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열심히 삶을 꾸려 나가는 사랑하는 이웃 여러분 오늘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승리하시고 지혜로운 처녀들과도 같이 미리 등불을 밝히고 신랑을 기다리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0. 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