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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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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샌돌이와 돈벌어 5


BY hansrmoney 2003-05-30

날샌돌이와 돈벌어 5



이 녀석들은
방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데 명수가 되었나 보다. .
무엇인가 주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귀여움 덩어리이다.

이 녀석들만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풀리는 듯 하다.
날샌돌이는 그야말로
무엇을 던져 주기 무서울 정도로 낚아 채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내 손까지 물릴 정도이다.

이와 반면에 돈벌어 녀석은 아직도
좀 덜 완쾌 되어 있다.
그 작은 몸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낸 저력도 대단하다.

무엇을 줄때도 돈벌어에게
더 주게 되고 관심을 갖는다.

이와 반면 날쌘돌이는
이와 상관없이 낚아 채려고만 한다.
전혀 틈을 주지 않는다.

방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어
기다리는 이 모습 앞에서 항상
그들이 좋아 하는 것들을
준비해 두었다가 주면 그들은 생기 넘치는 얼굴로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6 셈베이 과자


무엇보다

이 녀석들이
와삭와삭 소리를 내어 먹는 셈베이 과자를 줄때면
그들의 입에서 내는 소리 또한 제법 야릇하게 들린다.

그리고 한 조각이라도 땅에 떨어질까 조바심을 내면서
자리를 뜨지 않는다.
나는 셈베이 과자를 주면서
이들에게서 무엇인가 새롭고 알 수 없는
비밀들을 발견한다.

발끝에 늘 따라 붙어 어디로 가느냐 묻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차에 올라타면
그 밖에 서서 한참을 올려다 본다.

그때 그들의 눈빛은 순간적으로 외로움이 비친다.
저들도 외로움을 타는가 보다.
내가 차를 타고 나가면서
가만이 지켜보면 그들은 바닥에 엎들여 힘 없이
앉아 있는 것을 볼 때 마다
측은한 생각도 든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그들은 얼마나 신나게
깡총깡총 토끼처럼 뛰는지 모른다.
참았던 외로움들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온갖 재롱을 부리며
품에 안긴다.

이 두 녀석들은 집에 있으면서 있었던 얘기를 하듯
머리를 흔들며
꼬리를 흔들고 그리고 눈빛으로 무엇인가 얘기를 한다.
애타게 기다렸다고..
나도 너희들이 보고 싶었다고..
얘기하면 너무나 좋아한다.

늦은 밤에도 이들은 방문 앞에 늘 떠나지 않고 항상
기다려 주는 이 충성스러움에 찡하다.


7 가수 양희은씨는


15년 동안 키웠다는
그 개를 볼 때 그 애정 또한 남 달았다.

그 개들은 귀도 멀고 눈도 멀어 걷는 데도 불편하다는데
양희은씨는 그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 것을 보면서
그 마음이 어떠하다는 것을 이해 할 것 같다.

난 사실 이 두 녀석들에게
정성을 쏟는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 녀석들이
나에게 용기를 주는 편이다.
내가 조금만 피로해 보이면
내 치마 말을 물고 함께 걷자고 한다.

이 녀석들과 집을 나서면
어느 사이 새로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
푸른 풀들이 돋는 길목에서 씻은 듯이 금시 밝아진다.

혼자 길에 나서기가 쑥스럽지만
이 녀석들과 나서면 말동무가 되면
어느 사이 무거움도 모두 덜어 버린다.
너희들이 바로 내게서 다정한 친구들이구나.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말없이 주고 받다 보면
어느사이
풀처럼 싱그럽게 푸르름이 물들고 일상의
새로움에 젖어 든다.

이 녀석들은 참으로 내게서 값진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잠시도 무료하게 내 버려 두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