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은 글중에서
어느 여류 영문학자가 쓴 수필이었는데
자기가 읽은 책중에 맛있는 오분이라는 글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답니다.
하인이 "주인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으음~ 그런가 면도할 준비는 해놨니"
"네 준비하겠습니다."
하인이 물러나면 면도를 할 준비물을 챙길 그 짧은
순간의 침대에서 머무는 시간이 그렇게 맛있을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투로 그 책은 인생에서 그렇게 짧은 행복한
시간들을 나열해 놓았는데
이 영문학자는 거기에다 덧붙혀 아주 재미있는
추리 소설을 구해서 읽을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 가는 그 시간은 애인과의 데이트를
앞에둔 것 처럼 가슴 두근거리는 맛있는 시간이라는 겁니다.
덧붙혀서 죽어야할 피해자는 독자가 애착을 가질 시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빨리 죽어야 한다는 글도있었는데
제대로된 추리를 하려면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길게하고 있어서는
곤란다는 내용이었지요.그말이 공감이 가서 지금도 기억하고있지요.
이렇게 살아 가는 동안 이런 맛있는 오분은 숨은 그림 찾기 처럼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 같아요.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글때 아!아!행복해 라고 말하면
실재로 행복해진답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쉽게 빌려 올수 있었을때
우연히 켠 라디오에서 듣고 싶었던 음악이 흘러 나올때
비온 뒤에 세수한것 같은 초목들을 바라 볼때
간단한 요리라도 간이 잘 맞아서 식구들이 맛있다고 야단일때
구석구석 청소를 말끔하게 끝내고 커피 한잔을 들고
깨끗해진 집안을 둘러 볼때
한참 더울때 땀 뻘뻘 흘리며 다림질을 끝내고
차가운물로 샤워 할때
이럴때 저럴때 찾아 보면 얼마나 맛있는 순간들이 많은지요.
요즘은 한가지가 더 추가 되었지요.
에세이방에다 글 하나 올려 놓고 한참뒤에 열어 보면
거기 달려있는 꼬리들...
참으로 맛있는 순간입니다.
아마 여러님들도 공감하실겁니다.
오늘은 손풍금님의 모텔 미스김도 맛있는글이었지만
느티나무님의 꼬리글도 마담님의 꼬리글도 ?ダ羚駭芽求?
인생이 뭐 콧노래 나오는 소풍은 아니더라도
여러님들 맛있는 오분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