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00

부부 이야기


BY 다람쥐 2000-12-21

어제 오랫만에 남편을 위한 쇼핑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빙자하여....
남편 물건도 그렇지만 제 물건 안 사 본지가 정말 오래 되었습니다.
아이 것 부터...그리고 남편 것...

연애할때 남편은 제 표현으로 돈 씀씀이가 헤펐습니다.
자신의 옷과 친구들 선물 사 주기를 좋아했거든요.
그것도 비싼 메이커 아니면 사지도 않았습니다.
동대문 시장을 내 집처럼 드나들던 내게는 남편의 그런 모습이 걱정스럽기 그지 없더군요.

결혼하고 나니, 그리고 부양할 아이가 생기고 나니,
그런 걱정은 한 숨에 지나가 버리고 말더군요...
그리고 둘만의 궁상이 시작 되었습니다....
런닝 구멍나도 안 본다며 못 버리게 하고
와이셔츠 한벌에 벌벌 떨고....
양복이 떨어져 너덜 너덜하여 사라고 일년을 잔소리하니 올 겨울에
한 벌 장만 했습니다...

연애할때 참 잘 사주었던 넥타이....
이렇게 날을 핑게하고만이 사 주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뉴스에 돈 못써 안달난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밍크코트가 싸다며 두벌씩 색색 구입하고,하루에 백만원씩 팁으로 나간다는 사람...
그렇지만 그들은 넥타이 하나를 포장해 놓고 장롱 속에 숨겨 놓고
하루 하루를 꼽으며 흐뭇해 하지는 않겠지요...

아마도 작년처럼 남편은 기쁜 맘으로 선물을 받을 것 입니다.
선물 속에 들어 있는 제 맘을 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