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에게..(내가 나에게..)
꿈 꾸 는 바 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는지
너 알고있니?
처음엔 난 니가
발등을 비추는 햇살때문에
그렇게 앉아 있는 줄 알았지.
피아노 다리에 등을 기대고 앉아
네 젖은 마음을 말리고 있는 줄 알았지.
그러다 언뜻 보니
눈을 감고 있는 너의 얼굴이
음악을 듣고 있는 듯 했어.
'엔야(ENYA)의 Orinoco Flow' CD가 끝날때까지
깍지 낀 무릎위로 얼굴을 묻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혹시 울고 있었던건 아니니...
그러면서
넌 자꾸만 낙서를 하고 있었어.
손가락으로 뭔가를 적고는
손바닥으로 쓰윽 문질러 버리길
몇번이나 반복했는지 너 아니?
오늘 너
바보 같은 거 알고 있니?
그러다 니가 일어나
베란다 문을 활짝 열었지.....
빨래을 말리던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너의 케텐을 흔들고
너의 머리카락 속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너의 알 수 없는 방황을
훔쳐 보더구나
넌 씻어서 뾰해진 아이의 실내화를
햇살 쪽으로 옮기며
햇살에 말려
뽀송해진 너의 마음을
바람에 하나, 둘,
날려보내는 걸
난 보았어.
자유를 달고 날아가는 니 마음
너!!!
그 니 마음속에 '해피 바이러스'를 넣어 주었지.
맞지. 그치!!!
어느 봄날!!!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
아지랭이 같기도 한 것이
당신의 마음에 쨍하니 박혀
마음이 부풀거던
그리하여 행복하거들랑
멀리 바다에서 날아온
바보의'해피 바이러스'에
감염 되었다는 걸
느끼시기 바람니다.
행복 하시길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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