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다시 잡은 직장에서 첫 휴가를 얻었습니다.
단 3일...
랄락님의 횟집을 같이 찾기로 약속했던 남편의 휴가가 훈련으로 인해 연기되어 저만 홀로 조용히 휴가를 맞았습니다.
하루는 시골 친정할아버지 댁에가서 보내고 ,
하루는 친정에서 동생들과 구슬공예를 좀 배워보고(덕분에 팔찌도 얻고요..),
마지막날인 오늘은 짧은 쇼핑을 하고 사촌동생이 다니는 중학교에 잠시 갔었습니다.
우리 아파트와 자전거로 1분정도의 거리에 있고. 또 울 딸이 좋아하는 새가 많거든요.
연못도 있고요...
사촌동생의 야구하는 모습을 보려고 갔는데 학생이 아닌제가 요즘이 방학이란걸 알리가 있나요..
자전거에 앉아 유아용 안장에 앉은 딸에겐 쮸쮸바를 하나 물려주고 열심히 바람을 가르며 달려보았는데...
운동장 한가운데 하얀 물체가 뛰어갑니다.
절룩 절룩...
대체 누가 저 넓은 운동장을 도는 것일까???
한참을 뚫어져라 본 저는 너무도 놀랐습니다,
한쪽은 마비로 전혀 움직여 지지 않는 몸을 이끌고 그 넓은 중학교 운동장을 돌고 있습니다.
그 순간..
지금껏 살아온 내 자신을 돌아봅니다.
저리도 열심히 뛰는 사람을 보며 내가 지금 이자리에서 무얼 느끼며 무얼 생각하는지...
내 지금의 모습에도 전혀 만족치 못하고 나보다 높은 이상만 꿈꾸고 있는 부끄러운 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작은것에 만족하자.. 감사하자... 항상 말뿐입니다.
작은것에 만족치 못하고 더 큰것을 찾아 복권의 대박을 꿈꾸듯 지나온 시간이 길진 않지만 아깝기 그지없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뒤 그 운동장을 찾을때면 그 분이 아주 건강해 지시길 기원합니다.
내일이면 다시 일터로 돌아갑니다.
리듬이 깨진 시간들이라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순간순간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살고자 합니다/
바닷가에 가서 몸을 담그지 못해 시원치는 못해도,,
푸른 동해가 펼쳐진 강구에서 랄락 형님 음식솜씨를 맛보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 진한 교훈을 안고 짧은 휴가를 마칩니다.
다들 건강하시고요...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