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있는 집에서 엄마가 샤워하고 옷을 벗고 집안을 다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4

아줌마? ...그리고 .. 서른


BY saladson 2000-12-12

성당 반 모임을 하고 돌아왔다.

다들 애기 엄마들이라 늘 모임에는 아기들이 따라온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솔직히 기도와 함께 나누는
말씀의 시간보다도 아이 챙기기에 더 바쁘다.
오늘도 난 모임이 끝나기도 전에 일어서야 했다.
아이가 잠이 와서 마구 보채기 시작한 거다.
.....

다른 애기엄마들하고 얘기하다보니 내가 생각보다
한참 뒤쳐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부지런하고 자기투자에 열심이었다.

어느새 조리사 자격증을 딴 사람도 있고 곧 창업을
할 사람도 있었다.
그중에 나이 많은 분이 젊은 엄마들에게 충고도 하셨다.
아이 어릴때가 오히려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아이가 크면 더 하기 힘들어진다고...

난 다들 나처럼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아이 키운다고 체념하고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거다.
난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무얼해야할 지 모르겠고
또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한마디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결혼하고 애낳고 그렇게 살고 있으니 아줌마란
소리가 당연하건만 그건 인정하기 싫고...

`아줌마'란 단어에 담긴 의미를 아직도 모르겠다.
`아줌마'란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아줌마는 내 머릿속에서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 걸까?
한가지 분명한 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이만 키우는 게 아니란 거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도 더 크고 자라야 할 거다.

산다는 건 나이가 많건 적건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란 걸
오늘도 난 깨닫는다.
서른이 되기까지도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다시
서른을 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