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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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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식


BY 두찬 2003-02-23

해마다 이 때가 되면 아쉬움이 참 큽니다.
그래도 종업식 하루 전 날 부모님들을 모시고 마무리잔치를
하기에 그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한 아이 한 아이 통지표를 쥐어 주고 잘 가라며 악수하는데
어떤 녀석들은 뛰어가고 싶어 손을 얼른 빼버립니다.
그 서운함이라니...

그래서 종업식날 아침엔 마음을 다잡습니다.
절대 혼자서 서운해하지말자.
아이들은 아이들이니까...
그래도 이렇게 헤어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 스스로 위안을 합니다.

어젠 한 아이가 가져다 드리라고 했다며 작은 가방을 내밉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를 둔 예나입니다.
모두가 돌아간 뒤 열어보니 곱게 써 내려간 한 장의 편지와
폼 크린싱이 들어 있습니다.
얼른 편지를 읽어 내려갑니다.
얼굴 한 번 뵌 적 없지만 끝나는 날
이렇게 편지를 보내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그래, 이것이 보람이지.
이것으로 일 년 동안 힘들었던 것은 모두 사라지고 좋은 기억만이 떠오릅니다.

다음은 그 학부형님이 보내주신 편지 전문입니다.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아직 많이 차가운 날씨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1년을 아이를 맡겨 놓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얼굴 한 번 뵙고 인사를 못 드린것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아직 철 없는 아이들 데리고 1년 동안 고생 많으셨죠?
비오는 날 맨발로 땅을 밟아 보게하고 예나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길 들으면 '정말 예나가 선생님 복이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들렀답니다.

오늘 학급문집을 보니 역시...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2학년답지않게 정말 글솜씨들도 뛰어나고 줄곧 읽어내려가면서 아이들에게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이런 순수한 모습들을 포착하셔서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해 주시니 저희 부모로선 감사할 따름입니다.
1년 동 안 아이들의감성과 영혼을 성숙시켜주시고 따뜻하게 품어 주신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2003년 한해도 건강하시고 뜻 하신 것 이루시기 바랍니다.

김예나 엄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