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대강 챙겨넣고
저녁먹으러 나왔다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
남편과 궁금하여 들여다보니
로또복권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도 이사온 기념으로 하자며
한장씩 들었는데 한번만 번호를 쓰면
2천원인데 사람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다섯번을 다하게 만들었다.
남편은 대각선으로 번호를 찍었고,
나는 나름대로 신중을 기해서
번호를 찍었고,
저녁늦게 전화로 아들놈이 번호를 6개 불러주는데
나는 하나도 맞는게 없었고
남편껀 4자리가 맞았다. 4등이란다.
이번에 워낙 복권이 많이 팔려 잘하면
몇백만원 받을수 있다며 잘 가지고
계시라며 덧붙여 "저도 좀 주세요.히히~" 한다.
이사를 잘왔나보다며 남편과 둘이서 손바닥을 마주쳤다.
"영~감! 나도 백만원줄거죠?"
"하모! 주고말고,망구야 백만원줄낀께 어깨 좀 주물러라이"
이사하느라 팔이 아팠지만 그게 대수냐. 거금 백만원이
생기는데.어깨도 허리도 ...덤으로 (?)
큰일도 치뤘다.
그런데 밤12시가 넘어도 아들놈에게서 전화가 안 오길래
궁금증을 못참아 아들놈에게 전화를 해보니
" 이번에 당첨된 사람이 너무많아 4등이면 2만원정도밖에
안된대요.히히히"
에구, 좋다가 말았네.
이사짐챙기느라 몸살나기 일보직전인데
만사를 제끼고 피곤한 내 몸을 던졌는데
본전생각이 났다.그러나 이미 일은 치뤘고....
그래도, 복권값은 건졌네.
"영감! 2만원으로 또 복권 살래요?"
" 치아라마~ 다시는 안한다. 그돈으로 고기나 사묵자"
꿈은 사라지고 현실속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온몸이 쑤시기 시작한다.
'아이구, 다리야, 팔이야,허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