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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도 밤엔 야녀 였다더라


BY 골때엄마 2000-09-11

신사임당도 밤엔 야녀 였다더라

얼마전 남편의 생일이어서 몇몇 친지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은 먼저 밥을 먹고 케이크를 들고 밖으로 나가고, 어른들은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러든 중 A씨가 귀를 좀 보자면서 옆에 있던 철이엄마의 귀를 보더니 고개를 끄떡
이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여자들의 귀를 봤을 때 귓볼과 얼굴 사이에
있는 홈이 좁을수록 밤에 밝힌다는 것이었다.

술에 취한 훈이 아빠가 훈이 엄마에게 "당신은 아예 귓볼이 딱 들어 붙었다. 붙었어."
라고 얘길 했고, 훈이엄마는 기분이 상했는지 눈을 흘겼다.
그 말에 남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아내를 돌아봤고, 아내들은 못 들은 척 하거나
내 귀의 홈은 넓다라고 강조를 했다.

밝히는 여자가 되기 싫은 탓이었다.
그런 분위기 탓에 그 이야긴 거기서 끝이 났지만, 남자들은 참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밤에 밝힌다'
이 말 자체부터가 성에 대해선 남성 중심주의가 내포되어 있는 것 아닌가.
남자가 밤에 밝히면 정력이 좋은 사람이 되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여자는 왜 밝힌다는 말에 고개를 저어야 하는가.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성적인 면에서 건강하다란 뜻도 되고, 비약하면 성적으로
상당히 매력있는, 섹스에 강하다란 뜻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자신의 아내가 섹스에 강하면 안되는가?
왜 자신의 아내가 섹스를 좋아하면 안되는가?
남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적으로 미숙한 아내가 싫다'라는 문항이 상위에
오른 것을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다.
그럼 남편들의 본심은 무엇인가.
자신의 아내가 고도의 테크닉은 가지고 있되, 남편이 원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서는 안되는 로봇이라도 되어야 하는 가.

여기서 남편들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현모양처의 표본이 되고 있는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도 밤엔 아주 야한 여자였다고
했다. 그래서 부부간의 금슬이 좋았고, 율곡 같은 성인을 낳았다고 했다.
밝힌다는 것은 아내에 비해 자신의 정력이 못 미친다는 뜻 일 수도 있고,
자신의 성적 무능력을 인정 못하는 남성들의 비꼬인 심사에서 비롯한 말 일수도 있다.
아니 그럴 것이다.

신사임당도 밤에 밝히는 여자였다.
여자는 대개가 신사임당을 닮고 싶어 한다것을 남자들은 알까?
(여기서 말한 밝힘은 성도착증이란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얘기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