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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한대의 여유


BY pcaking 2003-01-07

아침에 차가운 기운을 느끼면서 집을 나선다.
어제의 피곤이 채 가시지도 않았건만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집을 나서 오늘도 또 다시 지하철 입구를 항하여
나의 걸음은 발 빠르게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 저곳에서
나와 같이 땅속으로 어김없이 기어 들어가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어둑 칙칙한 저쪽 끝에서 환한 불빛을 내뿜으면서
지하철 한대가 들어서고,
너나 할 것 없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부족한 아침잠을 좀더 누려 보고자 눈을 감고
아침의 피곤함을 잊고자 아가씨들,,
아침 신문에 집중하면서 지난밤의 사건에 긴장하는 아저씨들,,
그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면서
시간의 무료함에 하품하고 있는 학생들,,
이리 밀리고 저리 몸싸움을 통하면서,
처절한 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하루살이가
시작 되어 가고 있다.

땅속을 이리 헤메고, 저리 헤메면서 잠시나마 밝은 빛을 보면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 잠시의 여유로움을 느끼나 찰나의 순간일 뿐,,,
또다시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또다시
차장 밖으로 비쳐지는 자신의 피곤한 모습을 바라 볼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뛰다시피 하여 이번에는 땅속으로 기어 나온다.
나오기가 무섭게,, 어떤 이는 왼쪽으로,, 어떤 이는 오른쪽으로,,
이제 정말 하루가 시작 되고 있다.

누가 시간을 재촉 하는 것도 아니건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이 허겁지겁하는 인생살이들,,

아침마다 거대한 괴물의 입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가 뒷구녘으로
빠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지워 버릴 수가 없다.

맑은 하늘을 오늘은 바라 보았으면 한다.
도심의 빌딩숲을 헤메면서 허둥 지둥 하다가도 하늘 한번 바라보고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싶다.

하루에 한번, 담배 한대 피워 물 시간동안만큼만이라도
하늘을 바라 보면서 살아 갔으면 좋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