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곱살인 우리 큰딸의 5살때 되고 싶은것은 후레시맨이었다.
그나이의 딸아이 친구들은 좀더 거창하고 현실적인 과학자나 경찰관 화가등이었는데 후레시맨이 되고싶다는 말에 속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 그래, 지구도 지켜야겠지. 우리딸 너무 훌륭하다 "하고 격려해줬다.
요즘의 딸아이는 피아노와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피아니스트와 화가가 되고 싶다는데 아무래도 둘다 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내게 묻는다.
" 엄만 내가 뭐가 됐으면 좋겠어? "
" 니가 하고 싶은게 되는거지 "
" 그럼 나 피아니스트 될래 "
드디어 결정을 한 모양이었다.
근데 딸아이 내게 다시 묻는다.
" 엄마는 뭐가 되고싶어? "
" 응?"
" 뭐가 되고 싶냐고? "
참으로 오랜만에 받아보는 질문에 가슴이 찡해왔다.
내가 초등학교때는 너무도 얌전해서 친구들과 말한마디 못나눌 정도였다.
그때 돌아가며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이팅게일과 같은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떨면서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 음악에 미쳐지내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게되자 그때 꿈은 레코드가게 주인이 되는거였다.
집에다 나 공부 시킬 돈으로 레코드가게 하나 차려줘란 말이 늘 입에서 맴돌정도로 간절히 원해서였을까 나랑 비슷한 사람을 만나 레코드가게 주인 마누라가 되어 십년을 음악에 취해서 살았다.
근데 지금 내가 되고 싶은건...
" 응, 엄마는 작가가 되고 싶어 "
" 뭐하는 사람인데? "
" 글쓰는 사람 "
너무 뿌듯했다.진짜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또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 꿈을 꾸기에 늦지 않았다는걸 믿으며 내게 물어봐준 딸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뭐가 되고싶어? "
이제 4살인 우리 둘째딸은 호랑이가 되고 싶단다.
아이고, 그건 불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