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가난한 시절이였습니다.
사방이 산인 시골..
(초등학교)
나의 초등학교는 조그만 분교였습니다.
그것도 매일 날마다 30분을 걸어서 가야 했습니다.
나의 집은 마을과는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큰도로로 나올려면 상여집을 지나쳐야 했습니다.
상여집을 지나칠때면 나의 목덜미를 뒤에서
끓어 당길것 같았습니다.
심장이 서늘해 질 만큼..
큰길로 가지 않을려면 작게 난 오솔길로 가야 했습니다.
그 오솔길은 산과 밭과 숲을 지나쳐가게 되어 있기에
어린 저에게는 무서웠습니다. 시골에서 살면
담대할수도 있는데 저는 꽤나 겁장이였습니다.
여름이면 뱀이 나올까 더더욱 무서웠습니다.
정신병자인 아저씨 만날까봐도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학교.
공부를 하기 싫어 한 나.. 시험때는 컨닝도 하고
학교가기 싫다고 매번 엄마에게 아프다고 했습니다.
6년동안 개근상을 못 받은것을 보면..
가을 운동회 때는
분주히 운동회 때까지 연습을 합니다.
곤봉을 돌리고, 남색치마에 흰색 저고리의 한복을 입고서
부채춤을 추고..
드디어 운동회 날..
본교로 가야 합니다.
본교는 우거진 큰산을 넘어서 가야 했습니다.
큰저수지를 지나 숲을 해치고 가시덤불도 해치고..
그렇게 본교에 가서 운동회를 하고서
다시 산을 넘어 설때 쯤이면 가을 석양이
그 산을 비춥니다.
가는길은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집으로 오면 특별나게 먹을 것이 없기에
저녁을 먹고나면 잠자기가 바빴습니다.
그대로 아침까지 잠을 들수 있기를 바라며..
(나의 부모님)
3남 3녀중 막내인 나.
술꾼인 아버지와 무뚝뚝한 어머니.
술을 마시고 들어 오시는 날은 나의 어머닌 바쁘십니다.
낫을 숨기고 칼을 숨기고...
지금도 나의 어머니 팔뚝에는 낫에 베인 흉터가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왜 나의 아버진 선하신 분인데 술만 드시면 무서운 사람으로
돌변을 하는 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칠순을 넘기신 지금도 여전히 술을 좋아 하십니다.
젊은 혈기는 없지만 집안 시끄럽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이제 더이상 참지 않습니다.
항상 맞서서 싸웁니다.
나의 어머니는 평생 동안 나의 아버지가 미우신가 봅니다.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깜깜한 밤에 아버지를 피해 도망나와 나를 업고서
"내가 너희들 때문에 산다. 너희들을 두고서 어떻게 도망 가겠니?"..
그렇게 끔찍히도 자식을 위해 사신 나의 어머니..
그정성에 몇배를 다 갚아도 모자른데
나는 안부 전화 조차 잘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잘 살고 계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는 참 못된 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