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백조는 당황스럽고 화도 났지만 어찌하겠는가...
백돌이가 반에서 제일 말썽꾸러기라고 하는데...
"아~앙~"
백순이가 깨었나보다.
다른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엄마백조는 바쁜 일상속으로 묻어든다.
볕이 좋은 어느날 오후.
두순이를 데리고 두루미부인이 놀러왔다.
백순이 보다 조금 먼저 태어난 두순이는 제법 말도하고 그림도 그린다.
백순이는 아직도 국적불명의 언어로 친구를 접대하고 있다.
그래도 두순이는 대단하다.
백순이의 말을 알아듣다니!
"두순이엄마, 나 얼마전에 학교에 전화했다가 참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어."
"무슨일인데?"
"백돌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주 이야기하는데 가끔은 아이의 말이 전부 진실인지 알 수가 없어서 선생님과 대화를 하려고 전화 했었거든, 그런데 선생님은 다짜고짜 우리 백돌이가 그 반에서 최고의 말썽꾸러기라고 하는거야...
그리곤 바쁘데서 더 말도 못하고 끊었어..."
"어머나! 백돌이 더러 말썽꾸러기래?"
"으응..."
"세상에~ 그건 좀 오버다~
아무리 어린새들이 집에서의 생활과 밖에서의 생활이 다르다 그래도 기본이 있는건데...
난 못 믿겠다"
"나도 그렇긴했어...
어디에 내 놓아도 그런 심한말은 들은적이 없었는데..."
두순이엄마의 위로와 함께 엄마백조는 상한 마음을 씻고 있었다.
크고, 작은일을 인내로 이겨내며 백조가족은 참새마을에 그런대로 적응을 해가고 있었다...
어느덧 가을이 왔다.
백돌이 학교에서 운동회를 한다고했다.
엄마백조는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가지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운동장으로 향했다.
두순이엄마와 함께 백돌이가 잘 보이는 곳에 자를 잡고 앉아서 열심히 응원을했다.
백돌이 학년 전체가 무용을 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두순이엄마, 백순이좀 봐줘, 나 백돌이 사진 찍고 올게~"
"그래, 다녀와~"
엄마백조는 준비중인 어린새들 뒤로 가서 섰다.
"백돌아, 백돌아"
나즈막히 부르니 백돌이가 돌아보며 환하게 웃는다.
그 순간을 '찰칵'
엄마백조는 어린새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비뚤배뚤 줄은 참으로 엉망이다.
선생님들은 말을 듣지않는 어린새들에게 고함을 지르기도하고 달래기도 하며 준비에 여념이없다.
백돌이 주위 친구들이 유독 말썽이다.
뛰어다니고, 싸우고, 울고.....
백돌이는 어수선한 가운데 멍하게 앞을보고 서 있다.
가장자리에서 준비를 하고 차례를 기다린지 10분도 더 된것같다.
따가운 가을볕에 허약한 백돌이는 기진맥진 한 듯이 보였다.
측은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던중 화가나서 얼굴이 벌개진 담임선생님이 백돌이 근처로왔다.
어수선하던 아이들을 잡아당겨 흔들며 고함을 치신다.
'아직 어린새들이라 그러는건데 좀 심하네...'
엄마백조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 순간 멍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백돌이를 선생님이 날개로 사정없이 후려치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