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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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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의 마지막 동행


BY 어진방울 2000-11-26



--지상에서의 마지막 동행 --



<지상에서의 마지막 동행> 그리고 <이제 사랑할 시간만 남았다>
둘 다 죽음과 사랑이 화두였다

사랑하는 아내와 죽음으로 나뉨을 거부하며 함께 자살하는
노부부의 이야기

어린 나이로 불치병에 시달리다 안락사를 선택하고
사후를 지켜 바라보는
소녀의 이야기


사랑하기에 아내와 함께 죽음을 선택한 남편
그리고 남편의 마음을 결국 받아들여
두려움 없이 기꺼이 함께 하는 아내

번민하는 의사와
아버지 그리고 동생

신은 인간에게 스스로 죽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을
본능으로 준 모양이다
종족 보존의 차원이든 사탄의 농간이든
산 사람은 어떠한 고통 속에서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살아남기 위한 무조건적인 합리화를 본능으로 심어준 건 분명하다

아니면
삶을 거부하는 선택을 죄악시 하는 건
어쩜 인간 스스로 만든 함정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조차
자신의 삶에 경이를 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신이 주신 생을 감히 인간이 거부할 수는 없다
아픔을 안고 고통을 견디면서라도 살아야 한다
아니면 신에 대한 반역이다

그런 인간의 삶을 마련하고 바라보며 즐기는 건
틀림없는 악마다
그 고통은 인간의 업보 원죄라 한다
신은 인간을 만들어 놓고 잘 살라고 했다

그러나 예정에 없던 죽음은
인간 스스로 선택한 잘못에 대한 댓가로 받게 된 것이라면
서로 잘났다고 밀고 당기는 신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결국 선택은 인간 자신의 몫이었지 않는가
그리고 죄값도 인간이 받은 것이다
물론 창조주보다 못났고 분수 모르던 사탄도 벌주었다지
그래서 다 뿌리치고 창조주 당신에게만 오라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에게 의미 두지 말고
마음 주지 말고 떨쳐버려야 한다
신의 뜻에 따르는 자에게만 상을 준다는
약속의 '태초'로 가는 것이다
아니면 끝이다 라는 협박!?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잃어도
죽은 너는 너, 살아있는 나는 나, 해야한다
신을 향해 아픔의 모든 걸 끌어안고 본능으로 살던지
아니면 죽음을 선택할 권리 밖에 없다

인간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
그것은 신을 희롱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두는 것,
그것 역시 신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게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하는 마음이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그러기 전의 선택일 뿐

사랑하는 이가 없는 삶은 절망이며
함께 죽는 것이 희망일 수 있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의 선택

죽음으로 끌어안고 잠든
노부부의 얼굴이 자꾸 밟힌다


-- 어진방울 --